박한 농구협회 수석부회장 제자 145명이 23일 고희연 열어
22년 동안 고려대 농구부 감독으로 몸담았던 박 부회장이 뜻깊은 고희연을 갖는다. 고려대 감독 시절 제자 145명이 십시일반으로 경비를 마련해 23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라마다서울호텔에서 칠순 잔치를 연다. 제자인 프로농구 LG 김진 감독은 “선생님이 국가적으로 안 좋은 일도 있다며 극구 안 하신다고 하셔서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날 제자들은 박 부회장이 걸어온 길이 담긴 동영상 상영과 함께 선물을 전달하기로 했다.
192cm의 키로 고려대와 산업은행에서 선수로 뛴 박 부회장은 국가대표 센터로 활약하며 1970년 방콕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75년 고려대 감독에 부임한 뒤 1997년까지 팀을 이끌며 49연승 신화 등을 엮어냈다. 현재 남녀 프로농구 지도자인 김진, 전창진, 서동철, 정인교, 전희철, 김병철, 신기성 등을 비롯해 이충희, 임정명, 현주엽 등 숱한 스타를 길러냈다.
19일 남자 농구대표팀 월드컵 출전 결단식이 열린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박 부회장은 “안 하려고 했는데 제자들 성의 때문에…. 그냥 얼굴이나 보려고 한다”며 인터뷰조차 사양했다. 기억에 남는 제자라도 꼽아달라고 했더니 박 부회장은 “다 똑같다”며 웃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있을까. 우문현답이었다.
진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