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합의판정의 날이었다. SK 이만수 감독은 13일 잠실 LG전에서 2차례 비디오판독에 성공했고, 롯데 김시진 감독(오른쪽)도 같은 날 사직 넥센전에서 강정호의 홈런타구를 2루타로 번복시키는 등 2차례 합의판정을 이끌어냈다. 사직|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심판합의판정의 날…웃고 운 감독들
이만수, 한 이닝 2구 연속 번복…LG 제압
김시진, 두차례 판정 번복 성공 불구 5연패
SK 이만수 감독은 3타점을 기록했고, 롯데 김시진 감독은 2타점을 올렸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경기에 끼친 영향은 실제로 그랬다. 바로 심판합의판정 결과였다. 치열한 4위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13일 열린 프로야구에서 심판합의판정 결과가 경쟁팀들을 울리고 웃겼다.
● SK 이만수 감독의 3타점 적시타!
2사 2루 상황에서 다시 마운드에 선 LG 선발투수 류제국은 볼카운트 1B-1S 상태에서 임훈을 상대로 첫 공을 던졌다. 그런데 임훈이 ‘투구에 맞았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만수 감독은 다시 번개처럼 튀어나와 합의판정을 요청했고, 결국 공이 유니폼에 ‘묻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하게 스친 것으로 나타나 판정이 또 번복됐다.
류제국은 ‘멘붕’이 왔는지 급격히 무너졌다. 후속타자 정상호가 적시타를 치면서 SK는 2-3으로 따라붙었고, 폭투로 2·3루가 되자 대타 한동민이 또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면서 SK는 4-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한 이닝, 한 타자에, 2구 연속 합의판정이 나오는 것은 쉽게 볼 수 없는 장면. 어쨌든 이 감독은 일찌감치 승부수를 던져 3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어서 이 감독도 어쩔 수 없이 웃어버린 장면이 나왔다. 계속된 2사 1루서 조동화가 투수 쪽 땅볼을 친 뒤 1루로 전력질주했는데 아웃으로 선언됐다. 그러나 규정상 한 경기에 한 팀이 합의판정을 요청할 수 있는 기회는 단 두 번뿐. 이 감독은 다시 심판에게 나가려다 그냥 허탈한 웃음만 터뜨렸다. TV 화면으로 다시 보니 세이프였다. 어쨌든 이 감독의 3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SK는 LG를 8-5로 꺾고 4위 롯데에 3게임차로 따라붙었다.
● 김시진 감독의 빛바랜 2타점 적시타!
합의판정으로 1점을 얻은 김 감독은 5회에도 합의판정 요청으로 효과를 봤다. 4-6으로 뒤진 5회말 1사 1·3루서 황재균의 우익수 플라이 때 3루주자 손아섭이 태그업을 통해 홈을 파고들었다. 주심의 최초 판정은 아웃. 문우람의 송구를 받은 넥센 포수 박동원의 태그가 빨랐다는 것이었다. 결국 화면으로 확인한 결과 세이프. 그러나 롯데는 5-8로 패해 김시진 감독의 2타점 적시타는 빛이 바랬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