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 공포]감염내과 전문가 3인이 본 ‘에볼라’
하지만 국내 감염내과 전문가들은 에볼라 바이러스를 조기에 발견해 즉각적으로 치료받으면 목숨을 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걸리면 무조건 죽는 병’은 아니라는 말이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 국내 감염내과 최고 전문가 3인으로부터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전망과 대비책 등을 들어봤다.
이 교수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감염 증상과 진행 상황 등이 유사한 유행성출혈열의 경우 특별한 치료제는 없지만 투석이나 수혈 등으로 조기에 대처하면 치사율을 낮출 수 있다”며 “에볼라 바이러스도 증상에 따른 대응을 발 빠르게 하면 예방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도 “혈소판이 떨어지면 혈소판을 주입하고, 빈혈 증상이 오면 혈압 상승제를 처방하는 등의 조치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유독 아프리카에서 확산되는 이유는 의료 지원이 부족하고 격리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국립병원을 중심으로 감염 환자들을 돌보는 격리병상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고 말한다.
사스나 신종인플루엔자 발생 이후 국내 방역 체계 및 환자 이송 체계 등이 보완됐다는 평이다. 이 교수는 “사스처럼 수개월 내 급속도로 퍼지는 감염병을 막을 수 있는 의료체계가 갖춰져 있다면, 호흡기 감염이 없는 에볼라 바이러스 정도는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당연히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국내 감염환자 발생할 확률 거의 없어
오명돈 교수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40년 전부터 아프리카에서 20회 이상 발생했고 ‘국경 없는 의사회’ 의사들이 항상 발생 지역에서 의료봉사를 했음에도 감염 환자가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공포에 떨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도 “국제사회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된 만큼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도 박차가 가해질 것”이라며 “아프리카 내에서 감염자가 더이상 확산되지 않게끔 각국 구호단체들의 의료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