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넘게 긴가민가했던 경찰
“솔직히 우리도 거기서 유대균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25일 유대균 씨 검거작전에 참여한 인천지방경찰청 관계자는 27일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대균 씨가 머물던 경기 용인시 수지구 광교중앙로 G오피스텔은 경찰이 파악한 대균 씨 측근들의 연고지 가운데 하나였다.
경찰은 두 달 넘게 수도와 전기 사용량이 줄지 않는 점을 포착해 누군가 숨어 있을 것 같다는 것을 확신했다. 수도와 전기 상태는 수배자 검거 때 필수 확인 사항이다. 하지만 20m² 정도의 좁은 면적과 오피스텔 관리인이 “1명 정도가 쓰는 수도 사용량”이라고 해 2명이 은신 중일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특히 대균 씨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박수경 씨 정도는 있을 수 있다고 봤지만 2명 이상이, 그것도 남녀가 같은 방에 머물며 바깥출입을 하지 않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시간 넘게 경찰이 문 밖에서 기다리는 사이 대균 씨가 자해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대균 씨가 있는 줄 알았다면 자해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체포 작전을 펼쳤을 것”이라고 했다. 복잡한 잠금장치를 열 수 있는 열쇠 수리공은 대균 씨가 체포된 뒤에야 도착했다.
이처럼 경찰이 ‘긴가민가’했던 것은 그동안 수십 차례의 추적 과정에서 허탕을 친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구원파 핵심 신도 약 400명의 명단을 입수한 뒤 검거팀은 이들을 1명씩 추적해 왔다. 베개와 이불을 구입한 것을 수상하게 여겨 미행을 하다가 허탕을 친 일도 있었고, 한 신도는 승용차를 갑자기 바꿔 타자 도피용 차량으로 쓰는 줄 알았다가 고장이 나서 임시로 바꾼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