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윤희 곡 담은 LP 복각해 재발매 ‘좌판뮤직’ 윤세운 대표
1970년대 말과 80년대 초 전성기를 누렸던 배우 정윤희. 가운데는 재발매된 정윤희 음반 표지. 가수에 비하면 가창력이 달리지만 20대 정윤희의 풋풋한 목소리가 담겼다. 두 곡은 당시 소설가 고 최인호가 정윤희를 위해 작사했다. 동아일보DB·열린음악 제공
오랜 세월 동안 ‘종로좌판’은 서울 종로에 존재하는 신기루여야 했으니까. 그 물리적 실체는 종묘공원 맞은편 세운상가 골목 초입에 간판도 없이 들어앉은 ‘한 평 반짜리’(약 5m²) 가게다.
24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에서 만난 윤 사장.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34년간 남의 물건만 떼다 팔던 그가 처음 직접 음반 제작에 나섰다. 올해 초 음반사 ‘좌판뮤직’을 차린 거다. 1호 음반은 1970년대 인기 배우 정윤희(60)의 것이다. “1975년 고교 졸업하고 혼자 (서울) 마포 대성극장에 갔어요. 포스터에 홀려 ‘욕망’이란 영화를 봤는데 처음 본 스크린 속 정윤희 씨 모습이 환상 같았죠.”
이후 윤 사장은 정윤희가 출연한 작품은 모조리 봤고 1977년과 1979년에 나온 정윤희 1, 2집 LP레코드며 그의 얼굴이 나온 잡지도 전부 모았다.
최근 LP레코드 바람이 다시 불고 부활, 들국화, 전람회의 LP레코드가 재발매되는 것을 지켜보며 윤 사장은 소장 중인 2만 장의 LP레코드 중에서 단 두 장을 꺼내들었다. 30년 전 사둔 정윤희 1, 2집에서 디지털로 음원을 추출했고 판권 보유자를 수소문해 재발매 계약을 맺었다. 음반사 열린음악과 함께 전문 스튜디오에서 음질 보정을 하고 독일 레코드 공장에 의뢰해 판을 찍어냈다.
그는 “올해가 정윤희 씨 환갑이다. 꼭 본인에게 전달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정윤희가 1984년 조규영 당시 중앙산업개발 회장과 결혼하며 연예계에서 은퇴한 뒤에도 윤 사장은 그의 복귀만을 기다렸다고 했다.
정윤희 1, 2집에서 정윤희가 직접 부른 8곡만 발췌해 LP 1장에 담은 ‘정윤희-왜 내가 슬퍼지나요/목마른 소녀’는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에서 구입할 수 있다. 500장 한정판이다. 문의 02-322-4307 열린음악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