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영의 자랑이자 자존심인 ‘마린보이’ 박태환이 24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팀GMP 사무실에서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의 선전을 다짐하며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짓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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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린보이’ 박태환
기록 경신위해 끊임없이 스스로 ‘푸시’
후배들 자신의 기록 깨는 것 욕심내야
짜증 날 땐 음악 들으며 스트레스 해소
경기직전 긴장상태 유지 마인드컨트롤
2014인천아시안게임 개막(9월 19일)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의 경기는 이번 대회 최고의 흥행카드로 꼽힌다. 기상도는 청명하다. 박태환은 16∼21일 김천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경영대표선발전 남자 자유형 100·200·400m, 개인혼영 200·400m, 계영 800m에서 6관왕을 차지했다. 16일 자유형 200m에선 1분45초25를 찍어 올 시즌 세계랭킹 1위 기록도 세웠다. 24일 서울 개포동에 위치한 박태환의 매니지먼트사 팀GMP 사무실에서 아시안게임을 앞둔 그의 심경을 들었다. 박태환은 30일 호주로 출국해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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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하는 대회라 그런지 솔직히 더 긴장된다. 소속팀이 있는 인천에서, 그것도 내 이름이 걸린 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리지 않나.”
-그 많은 부담을 어떻게 해소하나?
“운동하다보면 짜증이 날 때도 있다. 그럴 땐 음악을 들으며 그냥 넋이 빠진 것처럼 풀린 눈으로 멍하니 앉아있다. 아무 생각을 안 하면 편하다. 경기 직전에만 긴장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래야 스트레스도 덜 받고 마인드 유지하기가 좋다.”
-주변에 힘든 마음을 풀어놓고 싶을 때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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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아시안게임에선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많이 표현했다. 이번엔 누구를 위해 금메달을 따고 싶은가?
“이번엔 무엇보다 내 자신을 위해서다. 런던올림픽에서 너무 아쉬운 면(자유형 400m에서 실격번복 파동 끝에 은메달)이 많았다. 나에게 다시 기회가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목표는 쑨양(중국)을 이기자는 것이 아니다. 나에 대해 도전하는 것이다.”
-한때 ‘수영선수의 전성기는 20대 초반’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20대 중반에도 페이스가 좋다.
“예전엔 대학·일반부 형들이 주로 한국기록을 냈다. 내가 처음 한국기록을 깬 것이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그 이후 후배들이 자극을 받아서인지 점점 기록을 경신하는 나이가 어려졌다. 그땐 선두주자로서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퍼지게 하는 입장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나이가 드니까 아직까지 운동을 하는 내 또래 친구들에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언젠가부터 자신의 운동뿐만 아니라 한국수영에 대한 고민도 하는 것 같다.
“사실 기록 가뭄이다. 어려운 꿈을 꾸라는 것이 아니다. 우선 자기 기록을 깨는 것에 욕심을 냈으면 좋겠다. 한 명이 기록을 단축하면, ‘쟤가 하는데 내가 못 하겠냐’고 다른 선수도 불이 붙을 것이다. 그렇게 스파크가 나다보면 한국기록이 깨진다. 누군가는 ‘박태환은 다 잘하니까 쉽게 얘기한다’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나도 내 기록을 목표로 삼고 끊임없이 자신을 ‘푸시’해왔다. 똑같은 사람인데 우리라고 못할 게 없다. 일본이 수영강국이지만, 우리보다 체격조건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아시아의 한 선수를 잡겠다는 포부는 충분히 가질 수 있다.”
-혼자 너무 많은 짐을 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솔직히 내 부담감도 좀 덜고 싶다. 박태환 이외에도 다른 누가 있어야 그렇게 되지 않을까? 잘하는 선수를 보면서 ‘저 선배를 본받아야지’하고 후배들도 또 열심히 하는 구조가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독기가 오른다. ‘한번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운동할 수 있도록 새롭게 필터를 갈아 끼웠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