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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나의 호는 완주”라던 노회찬, 선거가 장난인가

입력 | 2014-07-24 03:00:00


7·30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노회찬 정의당 후보는 출마 선언에서 “오만한 새누리당과 무기력한 새정치민주연합 모두를 환골탈태시키는 정치 판갈이를 할 수 있도록 저를 당선시켜 달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준다”며 출마를 말리는 새정치연합 주승용 사무총장에 대해 “슈퍼갑 행세를 한다. 새정치연합의 오만한 태도는 선거에서 심판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19일에는 “나의 호(號)는 완주”라는 말을 써가며 야권연대는 절대 없다고 장담했다.

그러던 노 씨가 새정치연합에 야권연대를 제안하고, 24일까지 단일화가 안 되면 후보를 사퇴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것은 이맛살 찌푸려지는 코미디다. 불과 보름 전에 새정치연합은 판갈이 대상이라고 비난하더니 이제는 단일화에 몸을 바치겠다고 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처신이다.

그가 단일화를 놓고 “후보의 이익, 정치인의 이익, 정당의 이익보다 유권자 국민의 이익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밝힌 것도 말장난이다. 여당과 싸워 이길 가능성은 낮고, 여론조사에서는 새정치연합의 기동민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오자 자신에게 양보하라는 압박이나 다름없다. 국회의원 당선이 당의 정체성보다 중요하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낫다.

기동민 후보는 노 씨의 제의를 일단 받아들이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당 대표들이 직접 만나 결론을 내자”고 제안했다. 정의당은 후보 단일화로 1, 2석 얻으려고 곳곳에 ‘단일화용 후보’를 내는 꼼수를 부린 것이 아닌가. 이번에 만약 노 씨가 사퇴한다면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 후보단일화 자리를 보장받는 꿍꿍이가 있을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뒷거래에 응하는 새정치연합도 오십보백보다. 야당이 선거 때마다 후보단일화 장사를 하는 바람에 유권자는 혼란스럽고 짜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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