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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리디아 파나]‘말랄라의 날’을 아십니까

입력 | 2014-07-14 03:00:00


리디아 파나 세이브더칠드런 시에라리온 사업장 교육 프로그램 매니저

2012년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여자 아이도 학교에 다닐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다 탈레반의 총격을 받아 목숨을 잃을 뻔했다. 이듬해부터 유엔은 말랄라의 생일인 7월 12일을 ‘말랄라의 날’로 정해 아동이 누려야 할 교육권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로 삼고 있다.

1989년 유엔아동권리협약은 누구에게나 초등교육이 보장돼야 한다고 명시했으며 2000년 유엔이 채택한 ‘새천년개발목표’ 8개 의제에도 2015년까지 보편 초등교육을 실현하고 모든 단계 교육에서 성차별을 없앤다는 목표가 담겨 있다. 2000년대 들어 내가 사는 시에라리온에서도 내전 이후 국가 재건 과정에서 초등학교 의무 교육이 시행됐고 아동권리법, 성폭력방지법 등 여아(女兒)의 권리를 지켜줄 수 있는 법적 장치들도 생겨났다.

하지만 아직도 개발도상국의 많은 여아가 생업이나 집안일, 성차별 악습, 여선생님이 없어서, 조혼과 너무 이른 출산으로, 혹은 학교 자체가 위험해서 등등의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거나 중도 포기하고 만다. 말랄라의 경우처럼 여자 아이가 학교에 다닌다는 것 자체가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나는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여아 학교보내기 프로젝트 ‘스쿨미 캠페인’의 지원을 받아 시에라리온 프리타운에서 교육 사업을 진행하면서 안타까운 상황에 처한 여아를 많이 만났다. 9세 아이는 매일 오전 7시에 일어나 집 청소를 하고 고모가 내다 팔 음식을 만들고 쓰레기장에서 허리 한번 펼 새 없이 고물상에 팔 비닐을 줍는다. 함께 사는 고모는 15세 때 성폭력으로 아이를 낳고 공부를 포기한 ‘걸 머더’(10대 엄마)다. 시에라리온에서는 15세 미만 소녀 중 임신한 비율이 무려 8명 중 1명꼴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여성들은 자녀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되고, 같은 문제는 대물림된다. 이 악순환을 끊는 유일한 방법은 교육이며 그리하여 자신의 삶에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나를 비롯해 많은 여성 활동가가 현장에서 누누이 봐 왔듯이 교육의 혜택을 받은 여아들은 조혼과 이른 출산, 폭력, 착취 등에 노출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우리는 교육에서 소외된 여아들이 학교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무너진 학교 건물을 다시 짓고, 화장실이 없어 숲에서 해결하다 성폭행을 당하는 여학생들에게 화장실도 지어주어야 한다. 이른 출산으로 학업을 포기한 ‘어린 엄마’가 공부할 수 있도록 낮에 아기를 돌봐 주기도 해야 하며 여아들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여교사도 키워야 한다. 또 일하느라 학업을 포기하는 아이가 없게 생계수단 마련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는 교육받은 아이들이 더 넓은 세계를 향한 기회와 꿈을 붙잡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가는 모습을 봐 왔다. 우리의 노력과 국제사회의 관심이 이어진다면 모든 여아가 교육권을 온전히 누리며 자신의 미래를 이끄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리디아 파나 세이브더칠드런 시에라리온 사업장 교육 프로그램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