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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이 우승? 월드컵 차라리 개최하지 말걸…

입력 | 2014-07-10 15:34:00


"왜 하필…."

아르헨티나가 10일(한국시간)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네덜란드를 꺾고 결승에 진출, 1978년 아르헨티나,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 우승을 노리게 됐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올랐다.

●"왜 하필 로메로가"

네덜란드의 루이스 판할 감독도 이런 날이 올 것이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월드컵 최고의 지략가로 떠오른 판할 감독은 아르헨티나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가 야속할 뿐이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로도 뽑힌 로메로는 승부차기에서 네덜란드 선수들의 슈팅을 두 차례 막아내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공교롭게도 로메로는 판할 감독이 애지중지 키운 선수다. 판할 감독은 2005년부터 5년간 네덜란드 AZ알크마르의 사령탑으로 있었고, 로메로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알크마르에서 뛰었다. 로메로를 아르헨티나 프로팀에서 데려온 것은 판할 감독이었다. 평범한 선수였던 로메로는 판할 감독의 가르침을 받아 주전으로 올라섰고 2009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가 됐다. 판할 감독은 경기 뒤 "내가 로메로에게 페널티킥을 어떻게 막는지 가르쳤다"며 허탈해했다.

●"왜 하필 마스체라노가"

네덜란드의 4강 진출은 아리언 로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로번은 빠른 속도를 이용한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휘저으며 네덜란드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날의 로번은 존재감이 없었다. 로번을 그라운드에서 지워버린 '지우개'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의 미드필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는 90분 내내 로번을 쫓아다니며 괴롭혔다. 마스체라노는 후반 45분 로번의 결정적인 슈팅을 태클로 걷어냈다. 로번은 경기 뒤 "내 플레이를 전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브라질에게는 또 다른 악몽

AP통신은 월드컵이 시작하기 전 브라질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AP는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은 브라질 국민에게 악몽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한 브라질 관중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가장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월드컵을 차라리 개최하지 말걸 그랬다"고 말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이웃 국가지만 문화적 차이가 크다. 1825년 시스플라타나 주(현 우루과이)의 브라질 합병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다. 그 만큼 아르헨티나의 우승은 브라질에게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그것도 브라질 축구의 성지인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말이다.

상파울루=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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