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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돌보며 가계에도 보탬…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희망”

입력 | 2014-07-03 03:00:00

91개 업체 참가 채용박람회… 3167명 모집에 2만여명 몰려




8년간 직장생활을 하던 이모 씨는 큰아이가 뇌수막염에 걸려 발달 지연이 오자 결국 사표를 썼다. 이후 아이의 상태가 좋아져 재취업을 결심했지만 취업할 수 있는 곳은 전화상담 같은 단순 업무밖에 없었다. 두 아이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풀타임 근무나 야근도 불가능했다.

그런 이 씨를 살려준 것은 ‘시간선택제 일자리’ 제도. 그는 지난해 8월부터 SK텔레콤에서 시간선택제 근로자로 근무 중이다. 하루에 반나절만 일해 임금은 적지만 정규직과 같은 처우를 받을 수 있고, 아이들을 돌볼 시간도 충분하다. 이 씨는 “교육비와 생활비를 보태면서도 퇴근한 뒤 아이들과 놀아줄 시간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들과 기업들을 연결해주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 정부 관계부처가 주최한 채용박람회가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다. 대기업 59곳, 공공기관 5곳, 병원 8곳 포함 총 91개 업체가 시간선택제 근로자 3167명을 채용키로 한 이날 박람회에는 구직자 2만여 명이 방문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주요 대기업 중에는 롯데그룹이 영업관리, 매장관리직 등 총 650명을 채용키로 해 가장 많았고 현대자동차(600명), 신세계(303명), GS(200명), 한진(100명) 등도 세 자릿수 이상의 인원을 뽑기로 하고 채용관을 열었다. 이 그룹사들은 각자 별도로 채용관을 개설하고 인사팀 직원들을 통해 구직 희망자들에게 컨설팅을 해줬다. 이날 박람회에서는 병원, 외식, 교육, 생산 등 업종별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업종관도 함께 마련됐다.

특히 근로시간 등 자신의 조건에 알맞은 기업을 알선해주는 ‘일자리 매칭관’도 마련돼 구직자들의 편의를 도왔다. 또 박람회 홈페이지(timework.jobkorea.co.kr) 내 ‘사전직무탐색’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본인의 근로조건에 적합한 기업 목록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어 구직자들이 일일이 채용관을 다니지 않아도 된다. 생애설계관에서는 재무설계와 은퇴설계도 받을 수 있었고, 취업지원관에서는 이력서 등 취업에 필요한 요소를 준비하는 법도 배울 수 있었다.

이날 박람회장을 찾은 주부 최모 씨(40)는 “아이 둘을 기를 시간이 없어 대기업에 다니다 5년 전 그만뒀다”며 “아이들도 웬만큼 커서 다시 일을 해보려고 왔는데 기업들의 시간선택제 근로자 채용이 생각보다 활발한 것 같아 기대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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