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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샘 기자의 고양이끼고 드라마]일본의 AV산업 치부 걷어내기

입력 | 2014-07-02 03:00:00

일드 ‘모자이크 저팬’




성인물 제작사에 취직한 쓰네마쓰의 좌충우돌을 그린 ‘모자이크 저팬’. ‘결정적 장면’에 파도가 치고 우유가 엎어지는 장면을 넣는 재기발랄함과 일본의 현실을 풍자하는 묵직한 대사가 어우러진다. 일본 와우와우TV 홈페이지 촬영

이 드라마, 공공장소에서 보다간 변태로 오해받을 수 있다. 여배우의 상체 노출은 물론이고 낯 뜨거운 성행위 장면도 가릴 곳만 가린 채 그대로 나온다. 일본 성인물 여배우는 약 8000명, 가장 인기 있는 성인물 장르는 ‘데뷔작’(신인 여배우의 첫 작품) 같은, 몰라도 될 정보들이 튀어나온다. 일본의 성인비디오 제작 기업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모자이크 저팬’ 얘기다. 일본 와우와우TV의 최근 방영작이다.

5년간 일하던 회사를 관두고 도쿄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쓰네마쓰(나가야마 겐토)는 마을 경제를 되살렸다는 ‘갤럭시즈’라는 회사에 재취업한다. 그런데 이 회사, 알고 보니 성인비디오를 제작 판매하는 기업이다. 마을도 사람들도 변했다. 마을 전체가 성인물 촬영 세트장이 돼 버렸다. 어린 시절 학교 선생님은 에로 배우가, 친구는 성인물 감독이 됐으며, 마을 노인들은 민망한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모자이크 장인’으로 일한다. 고지식한 성격에 혼란스러워하던 쓰네마쓰는 갤럭시즈의 괴짜 사장 구이 요시아키로부터 법망을 피해 ‘노모물’(모자이크를 치지 않은 성인물)을 몰래 제작하는 자회사 ‘무수정’의 사장으로 일해 달라는 갑작스러운 제안을 받는다.

줄거리는 가볍다 못해 황당하지만 대사들은 꽤 묵직하다. 드라마 도입부 구이 사장은 쓰네마쓰에게 성관계를 촬영해 판매하는 행위는 금지하면서도 중요 부위에 모자이크만 치면 허용해주는 일본의 법체계를 꼬집는다. “매춘은 불법이지만 소프랜드(욕조가 있는 방에서 매춘이 이뤄지는 윤락업소)는 된다. 도박은 안 되지만 빠찡꼬는 돼. 다들 그런 식으로 하고 있다는 거야.”

드라마는 시종일관 “어서오세요. 자랑스러운 일본의 성인비디오 업계로” “여러분 이것이 아름다운 모자이크 저편의 나라 일본입니다” 같은 내레이션을 쏟아내며 곪고 썩은 속내를 예의와 범절로 ‘모자이크 처리’하는 일본의 이중적인 모습을 비꼰다.

결국 갤럭시즈는 법망에 걸리고 마을은 초토화된다. 하지만 갤럭시즈의 뒤를 봐주며 뇌물과 접대를 받던 권력자는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그를 고발하려던 쓰네마쓰는 세상이 온통 모자이크 처리되는 환상을 보며 고통스러워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모습으로 “너는 모자이크 같은 인간”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쓰네마쓰는 과연 모자이크를 걷어내고 진실을 드러낼 수 있을까. 드라마는 모자이크를 없애는 것이 시청자들의 몫이라는 듯, 명확한 결말을 알려주지 않은 채 끝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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