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산업부 車연비 검증 신경전… 기재부-국조실은 사과에만 급급 ‘부처 칸막이’에 국민이익 가로막혀
홍수영·경제부
발표 당일 산업부와 국토부는 “국토부가 합의도 하기 전 마치 자신들의 주장이 결론인 듯 흘리며 ‘언론플레이’를 했다”, “산업부가 국토부를 걸고넘어지며 ‘역(逆)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부처 간 이견을 교통정리하고 통일된 방침을 내놔야 할 책임이 있는 기획재정부와 국무조정실 관료들은 이날 “송구하다”, “죄송하다”며 사과하느라 바빴다. 정동희 국무조정실 산업통상미래정책관이 “그간 자동차 연비에 대한 관리가 ‘동네축구’ 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고 고백하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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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부터 부처 간 벽 허물기와 컨트롤타워 기능을 줄곧 강조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두 차례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 파동을 겪으며 개혁의 이상은 사라지고 국정 조정 기능은 마비돼 갔다. 국정 공백이 길어지면 그 혼란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이날 브리핑에서 보여준 정부의 민낯은 국민의 공복(公僕)이라는 공무원들이 부처 이기주의에 빠져 밥그릇 싸움에 몰두할 때 국민의 이익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홍수영·경제부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