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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막 찢는 굉음… 2.5km 지상의 롤러코스터

입력 | 2014-06-24 03:00:00

송도 KSF 트랙 달려보니




경주용 차량이 인천 송도에 마련된 서킷을 달리고 있다. 이 서킷은 일반 도로를 개조했다. KSF 운영위원회 제공

20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 인천 지하철 1호선 국제업무지구역 근처에 마련된 서킷은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곳에서는 다음 달 4일부터 사흘간 ‘2014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 개막전이 열린다.

서킷은 일반 도로를 그대로 활용해 꾸몄다. 우뚝 솟은 빌딩들과 한창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들이 서킷 뒤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유경록 KSF 운영위원장은 “국제자동차연맹(FIA)의 검수를 받은 상태로 조만간 국제 공인을 받을 예정”이라며 “행사가 열릴 때만 경기장으로 쓴다”고 말했다.

레이스 체험을 위해 헬멧을 쓰고 ‘제네시스 쿠페’ 보조석에 올랐다. 차체를 가볍게 유지하기 위해 레이스에 필요한 기능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뜯어낸 경기용 차량이었다.

운전석에 앉은 강병휘 선수가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고막이 찢어지는 듯한 굉음이 터져 나왔다. 헬멧이 소음을 적당히 막아줄 거란 기대는 소용이 없었다. 차는 숨고를 새도 없이 직선도로를 뻗어나갔다. 운전석 앞 속도계는 시속 150km를 넘나들었다. 무릎에 내려놓았던 두 팔은 어느새 가슴을 부여잡고 있었다.

코너를 앞두고 브레이크를 밟는 것도 잠시. 차는 큰 원을 그리며 ‘쌩’ 하고 코너를 돌았다. 주행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2.5km 길이의 서킷에 설치된 코너는 모두 13곳. 코너를 지나칠 때마다 몸은 마치 차 밖으로 튕겨나갈 것처럼 바깥쪽으로 쏠렸다. 롤러코스터를 탈 때의 느낌 못지않았다.

두려운 마음에 눈을 질끈 감았다. 이마에서 흘러내린 식은땀이 눈에 고였다. 따가웠지만 손을 올려 눈을 닦을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 그렇게 세 바퀴를 달렸다. 세 바퀴 중 가장 빠른 기록은 1분 35초. 강 선수는 “실제 경기의 80% 수준으로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KSF 운영위원회는 개막전 기간 일반인 대상으로 이러한 서킷 체험 행사를 열 계획이다. 또 각종 클래식카를 전시하는 한편 콘서트도 열어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인천=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