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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up Brasil 2014]킬러, 뮐러

입력 | 2014-06-18 03:00:00

포르투갈전 해트트릭… 獨 4-0 승리 이끌어
2010월드컵서도 5골… 첫 득점왕 2연패 시동




“농담을 잘해요.”

독일 기자에게 토마스 뮐러(독일)의 장점을 이야기해 달라고 하자 정말 ‘농담’ 같은 대답이 나왔다. 농담을 잘하는 것과 축구 실력이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독일 기자는 “뮐러는 낙천적인 성격에 우스갯소리도 잘해 팀 동료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이런 성격이 그를 슬럼프도 없이 세계 최고의 선수로 유지시켜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위에 있던 독일 기자들도 “뮐러의 성격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뮐러가 세계 최고의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의 코를 납작하게 누르며 세계 축구팬들을 반하게 했다. 뮐러는 17일(한국 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G조 포르투갈과의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독일의 4-0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는 독일의 월드컵 통산 100번째 경기로 그 의미를 더했다. 뮐러는 이날 3골로 네이마르(브라질), 로빈 판페르시(네덜란드), 아르연 로번(네덜란드), 카림 벤제마(프랑스·이상 2골)를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4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5골)에 이어 월드컵 최초의 득점왕 2연패 가능성도 높였다.

특히 월드컵 통산 8골을 기록하며 호나우두(브라질)가 보유한 통산 최다 골(15골) 경신에도 도전하고 있다. 독일의 전력으로 볼 때 이번 월드컵에서 8강 이상까지 갈 수 있다는 예상이 많다. 그만큼 뛸 수 있는 경기가 늘어난다. 또 뮐러는 아직 25세에 불과해 앞으로 많으면 두 차례 더 월드컵에 나설 수 있다.

한편 뮐러는 2-0으로 앞선 전반 37분 다혈질로 유명한 포르투갈의 페페가 손으로 얼굴을 때리는 반칙을 한 뒤 머리를 들이대자 과장된 몸짓으로 퇴장까지 이끌어 냈다. 넘어져 있는 뮐러에게 불필요한 ‘박치기’를 한 페페에 대해 악동으로 유명한 조이 바턴(잉글랜드)도 자신의 트위터에 한마디 남겼다. 바턴은 “과거 어리석은 행동으로 유명했던 나의 전문가적인 견해로 볼 때, 페페의 행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미친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뮐러는 이날의 최고 스타답게 많은 취재진에게 둘러싸였다. 뮐러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3골이나 넣어 만족스럽다. 사실 이렇게 큰 점수 차로 이길 줄 몰랐다”며 웃었다. 뮐러는 “호날두는 세계 최고의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내가 그를 이긴 것이 아니라 우리 팀이 그를 이긴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뮐러는 믹스트존에서 독일 기자들을 보자마자 “어, 오랜만이네요”라고 말했다. 조금 전 뮐러에 대해 대답해 준 그 기자들이었다. 이날도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뮐러 덕분에 믹스트존에는 웃음이 넘쳤다.

사우바도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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