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표 정책사회부장
어찌 보면 인간의 이중성은 너무 당연하다. 이중을 넘어 다중적으로 여러 겹을 걸치고 산다. 그렇기에 자녀 문제, 특히 자녀 교육의 문제에 대해서 대외적인 신념과 달리 행동하는 것,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그 거리가 너무 멀면 곤란하다. 말과 행동의 거리가 너무 멀 때, 그것이 사회의 공공선을 위해 일하리라고 기대되는 사람의 언행일 때 신뢰가 떨어지게 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선거 결과가 화제가 되고 있다. 기대하는 사람도 있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논쟁도 뜨겁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교육에 대한 우리 사회의 열망이 대단하다는 사실이다. 그건 공교육에 대한 열망일 수도 있고 교육을 통한 공공선의 구현일 수도 있다. 또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일 수도 있다.
핀란드 교육의 장점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2년 전, 핀란드 교육현장을 다녀온 한 교사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핀란드에서는 우수한 학생은 따로 교육을 하지 않고 뒤처진 학생들을 위해 보조교사를 배치한다. 교육을 돌봄과 성장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핀란드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어제의 나를 이겨라’이다.”
경쟁은 필요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경쟁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경쟁도 공존을 위한 경쟁이어야 한다. 남과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어제의 나와의 경쟁도 필요하다. 이러한 경쟁이 좀 더 본질적인 경쟁이 아닐까.
교육의 과정에는 선발도 있고 입시도 있다. 교육의 결과는 공공선의 구현일 수도 있고 개인적 욕망의 실현이나 신분 상승일 수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세상과 타인에 대한 이해, 이를 통한 자신의 성장이다. 어제의 나를 넘어 더 나은 내일의 내가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너를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를 이길 줄 알아야 한다.
교육감 선거 이후 이런저런 논쟁이 벌이지고 있다. 논쟁 자체는 중요하고 필요하다. 하지만 그 논쟁이 예전과 달라졌으면 좋겠다. 교육감 선거가 보수의 패배로 끝나자 직선제를 없애야 한다는 식의 논의는 지나치게 이중적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자사고, 특목고, 혁신고, 일반고, 전문계고 등 고등학교의 다양한 모습을 좀 더 건강한 시각으로 다시 한 번 들여다보아야 한다. 진보의 기대도 있고 보수의 걱정도 있겠지만 이제 합리적이고 건강한 시각으로 머리를 맞대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그래서 교육의 본질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교육을 둘러싼 논쟁도 어제의 논쟁보다 나아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