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가란 문명에 필수적인 것이다. 노동이 가치 있는 이유는 일이 좋은 것이어서가 아니라 일을 하고 남는 시간이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버트런드 러셀·사회평론·2005년) 》
‘황금연휴’를 마치고 일터로 가는 직장인의 발걸음은 무겁기 마련이다. 일에 보람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첫 월급을 받았을 때처럼 매 순간이 자아실현의 기쁨으로 충만한 건 아니다. 철학자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저자는 ‘아침이 오고 노동현장으로 돌아갈 때만큼 행복한 순간은 없다’는 말을 아쉽게도 직장인들에게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저자는 근로가 미덕이라는 믿음이 현대사회에 막대한 해를 끼치고 있다고 진단한다. 현대인들이 ‘모든 일은 어떤 더 큰 목적을 위해 행해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다 보니 그 자체의 즐거움을 누릴 줄 모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음식을 찬찬히 음미하는 것조차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일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것 이상의 향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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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노는 시간은 ‘발효와 숙성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래야 세상의 뒤편을 응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자신의 무능과 게으름에서 불행의 원인을 찾는 현대인들에게 ‘행복하려면 게을러지라’는 처방을 내린다. 생활필수품과 기초 편의재를 확보할 만큼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을 빈둥거리고 어슬렁거려야 창의적인 생각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교육의 목표에 여가를 현명하게 사용하는 데 필요한 안목을 제공하는 항목이 들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놀고 싶어도 과도한 근로 때문에 놀 기력도 없고, 놀 방법도 모르는 현대인들을 위한 사회적인 경고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