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 청년과 哲人의 일상 대화로 아들러의 정신분석학 알기쉽게 풀이
일본에선 아들러의 심리학을 다룬 책 ‘미움 받는 용기(嫌われる勇氣·사진)’가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매됐는데 현재 전자서점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9위에 올라와 있다. 정신분석학 서적이 베스트셀러 10위 내에 진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아들러는 의학으로 학위를 받고 의사가 됐지만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에 푹 빠진 인물이다. 하지만 인간의 성 본능을 중시하는 프로이트의 주장에 거부감을 느껴 개인심리학 체계를 세웠다. 그리고 ‘열등감’이라는 키워드를 찾아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열등감을 느끼고 이러한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분투하면서 발전을 이뤄나간다는 것이다.
▽철인=“내가 상담한 사람 중에 여학생 한 명이 있었네. 그는 사람 앞에만 서면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홍조증을 고쳐 달라 했어. ‘증상이 나으면 뭘 할 거냐’고 물어봤어. 그랬더니 ‘짝사랑하는 남학생에게 고백하겠다’더군.”
▽청년=“사춘기 여학생다운 상담이군요. 고백 전에 안면홍조증부터 고치는 건 당연해 보이네요.”
▽철인=“내 생각은 달라. 그 학생은 스스로 안면홍조증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고치면 안 돼.”
▽철인=“여학생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고백한 남학생에게 거절당하는 거야. 안면홍조증이 있으면 고백할 수 없을 테고 그럼 실연당할 리 없지. 자신과 세상에 대한 모든 불만을 안면홍조증 탓으로 돌리는 거야. 그 증상을 치료하면 불만을 돌릴 대상이 없어지고 자기주도적 삶이 더 힘들어질 수 있어.”
▽청년=“그럼 그대로 방치해 둬야 하나요.”
▽철인=“먼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해. 그리고 결과가 어떻게 되든 앞으로 나아가려는 용기를 가져야 돼.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이를 ‘용기 부여’라고 부르지.”
책 제목 ‘미움 받는 용기’가 열등감 극복의 단초가 됨을 알 수 있다. 여학생의 안면홍조증은 고쳐졌을까. 철인은 “모른다”면서도 힌트를 준다. “고교생 모임이 있었는데 짝사랑하던 남학생이 먼저 여학생에게 ‘사귀자’고 말했다더군. 안명홍조증이 더이상 필요 없어졌으니 분명 나았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