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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깝다, 퍼펙트… 아쉽다, 8회초

입력 | 2014-05-28 03:00:00

류현진, 대기록 놓쳤지만 5승
7회까지 신시내티 21명 완벽 처리… 7회말 공격 길어지면서 리듬 깨져
결국 3안타 맞고 강판 3실점




LA 다저스 류현진(27)이 ‘7이닝 퍼펙트’의 호투로 2연승이자 시즌 5승(2패)째를 거뒀다. 내셔널리그 탈삼진 1위(85개), 평균자책점 4위(1.83)인 신시내티의 특급 에이스 호니 쿠에토를 능가하는 피칭이었다.

류현진은 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삼진 7개를 솎아내며 7과 3분의 1이닝을 3피안타 3실점으로 막고 4-3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안방 첫 승리를 무4사구 투구로 장식했다. 평균자책점이 3.00에서 3.10으로 조금 올랐지만 올 시즌 최고의 경기였다. 류현진은 8회 첫 타자인 4번 토드 프레이저에게 2루타를 맞기 전까지 21명의 타자에게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팬들은 류현진이 강판할 때 기립박수를 보냈다.

“수지도 응원 왔어요” 27일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한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가 LA 다저스 류현진을 응원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MLB 제공

퍼펙트가 무산된 뒤 승리투수가 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다저스가 4-1로 앞선 8회 1사 1, 2루에서 등판한 브라이언 윌슨이 볼넷 2개와 2루타로 추가 점수를 내줘 류현진의 실점은 3점으로 늘었다. 다저스는 결국 마무리 켄리 얀선이 8회 2아웃 만루에서 등판해 간신히 류현진의 승리를 지켰다.

류현진의 호투 여부는 1회 직구 구속으로 예측할 수 있다. 시속 148km(92마일) 이상이면 편안하게 경기를 볼 수 있다. 류현진은 1회 톱타자 빌리 해밀턴에게 148km짜리 직구를 던져 삼진을 잡았고 3번 타자 브랜던 필립스 타석 때는 150km(93마일)로 구속을 높였다. 5회 라이언 러드윅을 상대할 때는 이날 가장 빠른 153km(95마일) 공을 던졌다.

류현진이 퍼펙트 투구를 이어가자 현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AP통신은 7회 다저스의 공격이 끝난 뒤 제목 앞에 긴급(Urgent)을 표시해 “류현진이 퍼펙트게임을 8회로 가져갔다”고 보도했다. 퍼펙트게임은 1900년 이후 메이저리그에서는 21명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다. 더구나 다저스는 전날 조시 베킷이 노히트노런을 작성했기에 류현진의 퍼펙트게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었다.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의 대기록이 무산된 것에 대해 7회말 다저스의 공격 시간이 길었던 것을 이유로 꼽았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은 정말 잘 던졌다. 그러나 7회 30분가량 팀 공격이 이어져 흐름을 잃었다(He lost momentum)”고 지적했다. 스포츠에서 모멘텀은 매우 중요하다. 류현진이 7회 타석에서 유격수 실책으로 타점을 올리며 추가점을 뽑는 데 기여했지만 대가도 치러야 했다. 투수는 팀이 대량 득점을 올린 직후 종종 실점을 한다. 오랫동안 더그아웃에 있으면서 리듬이 깨지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상 투수 교체를 이닝과 이닝 사이에 하는 것이나, 마무리에게 포아웃 세이브(8회 2사에서 등판)를 주문하지 않는 이유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이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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