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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2700여 명 매몰 하루만에 “집단무덤” 선언

입력 | 2014-05-06 03:00:00

산사태 진흙-바위더미 깊이 50m… 구조주민 600명 2차 사고로 매몰
당국 “구조포기… 이재민구호 중점”




최악의 산사태가 발생한 아프가니스탄이 하루 만에 인명 구조작업을 중단하고 산사태 지역을 ‘집단무덤’으로 선언했다.

2일 정오경 아프간 동북부 바다흐샨 주 압바리크 마을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약 300가구, 2100여 명이 진흙더미에 파묻혔다. 구조를 위해 달려온 이웃마을 주민 등 600명가량도 2차 산사태로 흙 속에 매몰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277명에 불과하다.

아프간 정부는 “진흙과 바위더미 깊이가 최대 50m에 이르러 땅을 파고 구조하기가 불가능하다”며 하루 만에 실종자 구조작업을 포기하고 3일을 ‘국가 애도일’로 선포했다.

카림 칼릴리 부통령은 “흙 속에 매몰된 실종자 중 생존자가 없을 것이고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수색을 계속하는 것은 무익한 일이다. 700가구, 4000여 명에 이르는 이재민 구호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4000여 명의 이재민 구호작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은 계속 내리는 비에 추가 산사태를 우려해 피해 및 인근 마을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군 헬기 등을 통해 음식 식수 의약품 텐트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구호품 전달 속도가 느려 이재민들은 대부분 추위 속에서 노숙을 해야 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지휘를 받는 구호요원들은 산악지대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추가 산사태 발생 우려로 현장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아내와 자녀 8명을 둔 바랏 베이 씨(50)는 “임시 거처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 하나도 없다. 우리는 텐트도, 담요도, 먹을 것도 없이 언덕에서 이틀 밤을 지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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