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시장, 커지는 싸움
최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태블릿PC 시장이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같이 평가했다. 전문적인 작업용 오피스 PC를 대체할 순 없지만 집에서 편하게 누워 영화를 보거나 언제 어디서나 부담 없이 들고 다니며 웹 서핑을 하는 등 태블릿PC만의 강점을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태블릿 시장은 전년보다 약 38% 성장해 세계적으로 2억7070만 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에는 이보다 늘어 3억4910만 대가 출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전자업체들은 태블릿PC를 새로운 ‘캐시카우’(수익 창출원)로 보고 시장 잡기에 나섰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태블릿PC 시장에서도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2012년 두 회사의 연간 시장점유율은 각각 38.5%(애플), 9.7%(삼성전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일찌감치 ‘아이패드’ 시리즈로 시장을 선점한 ‘절대 강자’ 애플에 삼성전자가 뒤늦게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18.9%로 애플(40.4%)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하지만 1년 만인 올해 1분기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애플은 1635만 대의 아이패드를 파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47만 대에 비해 300만 대가량 줄어든 수치다. 시장점유율도 28.4%로 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보다 400만 대 늘어난 1300만 대를 팔아 22.6%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 격차는 5.8%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애플을 꺾을 수 있을까. 태블릿이 사실상 스마트폰의 확대판인 만큼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도 올해를 ‘태블릿의 해’로 선언하고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도 반드시 세계 1등을 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애플의 유통 및 영업망이 취약한 동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태블릿PC 사업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