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안보조약-우크라 압박에 맞불… 하순부터 미사일구축함 등 20척 참가 러 함정 대한해협 거쳐 상하이行 시위, 푸틴도 20일 방중… 양국 밀월 가속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30일 러시아 언론을 인용해 5월 하순부터 6월 초까지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 북서 해역에서 양국 해군이 해상 훈련을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민감한 센카쿠 인근에서 연합훈련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해상협력-2014’로 이름 붙은 이번 훈련에는 두 나라 함정 20여 척이 참가한다. 러시아에서는 미사일순양함과 미사일구축함, 보급선과 예인선 등이 동원된다. 러시아 함정은 러시아 극동함대가 있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대한해협을 거친 뒤 중국 상하이(上海)로 접근해 중국 해군과 합류할 예정이다.
양국은 방공(防空), 반잠(反潛), 해역 봉쇄, 군수 보급 및 통항(通航)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통항 훈련은 특정 해역에 가상의 위험이 있다고 가정하고 군함과 병력을 움직이는 훈련이다.
이번 훈련 계획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센카쿠 열도가 미일 안보조약에 해당된다”고 밝힌 직후에 공개됐다. 중국은 미일에 대항할 연대 세력으로 러시아를 원하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미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서방을 함께 압박할 지지 세력으로 중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
더욱이 러시아 외교부는 “일본이 대러 제재에 동참한 데 대해 실망했다”고 밝혔다고 중국신원왕(新聞網)이 30일 보도했다. 센카쿠를 둘러싼 중일 간 전선에 미국과 러시아가 가세하면서 이 지역은 4대 군사 열강 간 대치의 장으로 변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이달 20일 상하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주재하는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 참석한다.
한편 일본은 중국의 해양 팽창을 염두에 두고 말레이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지난달 29일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와 만나 “해양 권익과 관련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용인할 수 없다”고 중국을 겨냥했다. 라작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추진 중인 집단적 자위권에 이해를 표시했다고 지지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베이징=고기정 koh@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