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돌 9단 ● 조한승 9단 도전2국 총보(1∼231)
이세돌 9단과 조한승 9단의 기풍은 극과 극이다. 이세돌이 불이라면 조한승은 물이다. 이세돌이 치열하고 실전적이라면, 조한승은 자연스럽고 이론적이다. 하지만 이것은 일반론. 프로 기사는 상대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이 바둑이 그랬다. 조한승답지 않게 생소한 실험 정석을 택했다. 7이라는 두 칸 높은 걸침으로 변화를 추구한 것. 그 때문인지 흑이 편한 흐름이 됐다. 하지만 79라는 완착을 둬 형세가 팽팽해졌다. 이 경우는 참고 1도처럼 흑 1로 계속 백을 눌러야 했다. 흑은 넓어지고 백은 줄어든다. 백 2로 받는 게 보통인데, 그때 흑 3으로 두면 흑의 호조. 실전에서는 백이 이 틈을 파고들어 국면이 다시 팽팽해졌다.
이후 이세돌은 중반 두 번의 실착을 뒀다. 먼저 상변에 붙인 104. 상변을 선수로 처리하고 다른 곳을 두겠다는 의도. 하지만 107로 의표를 찔렸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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