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대우전자 인사팀이 뽑은 ‘모범 자기소개서’
하지만 기업 인사팀 사람들은 “자기소개서를 직접 읽고 평가하다 보면 기업체 이름만 바꿔 제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을 알게 된다”며 “단순히 자신의 인생과 성격을 나열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과 경험이 지원하는 회사에서 어떻게 발휘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찰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동부그룹에 인수된 이후 활발하게 신입사원을 모집 중인 동부대우전자 인사팀에 자기소개서 쓰는 팁을 들어봤다. 동부대우전자는 사명 변경 이후 새로운 성장을 함께해 나갈 신입사원을 모집하기 위해 새로운 자기소개서 항목을 추가했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읊기만 하는 지원자가 많아 회사와 가전업계에 대한 지원자들의 생각과 의지를 확인하고자 추가한 항목이다.
다음은 위 항목에 대해 동부대우전자 인사팀에서 공개한 합격자의 ‘모범’ 자기소개서다.
“국내외 대형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를 내세운 가운데 동부대우전자의 전 세계, 특히 개발도상국에서의 현지화 전략과 싱글족을 위한 틈새시장 전략은 오히려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중략) 그중에서도 중남미 시장에서의 현지화 전략에 본인의 역량을 집중하고 싶습니다. 현지화에 힘써 중남미에서 전자레인지, 세탁기 등 백색가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에 보태어 새로운 수요를 적극적으로 발굴 및 창출하겠습니다.”
인사팀 관계자는 “해당 지원자는 당사의 강점과 현재 당사가 추구하는 전략방향에 대해서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며 “당사의 비전과 타깃 시장, 전략에 대한 이해를 갖춘 지원자로서 회사 발전에 함께할 수 있을 인재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동부대우전자의 인재상은 ‘창조와 도전, 소통’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기소개서에 동부대우전자가 추구하는 인재상과 연관된 내용이 반드시 포함돼 있길 바란다”며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열정 넘치는 젊은이이며,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경험을 갖추고 다방면으로 소통 가능한 인재임을 자기소개서에 표현해주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당부의 팁도 잊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자기소개서에 한 치의 거짓말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인사팀은 “자기소개서 전형을 무사통과하더라도 면접 전형에서 다시 한 번 자기소개서에 바탕을 둔 질문들이 이어진다”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하는 바를 거짓 없이 작성한 지원자라면 면접 전형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며 본인의 생각과 의견을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