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사관서 음악회 개최… 이연성씨 7년째 행사 주도 “조만간 15곡 음원 담아 CD 발매”
러시아에서 유학한 음악가들이 11일 주한 러시아대사관에서 러시아 인민배우인 고려인 류드밀라 남 성악가를 추모하는 음악회를 열었다. 이 추모음악회를 주도하고 있는 성악가 이연성 씨(가운데).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대사관 초청으로 참석한 50여 명의 관객은 1시간여 동안 러시아 민속음악, 오페라 등을 감상했다. 본공연에 앞서 러시아대사관학교 합창단, ‘마스꼬비야 무용단’ 등이 춤과 노래로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베이스 이연성 씨와 소프라노 박인실, 바이올리니스트 김내리 씨 등 러시아 유학파 음악인들은 오페라 ‘황제의 신부’ 중 ‘마르파의 아리아’, 우울한 세레나데, 오페라 ‘알레코’ 중 ‘모든 무리는 잠들고’ 등을 들려줬다. 러시아 피아니스트 알렉산드르 스뱌트킨, 생황 연주자 진윤경, 피아니스트 함유진 씨도 협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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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추모음악회에서 이 씨는 보유하고 있던 류드밀라 남의 한국 공연 영상물을 상영했다. 남 씨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러시아 성악가 중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세종문화회관과 서울 예술의 전당 무대에 섰다. 대사관 음악회에선 남 씨가 세종문화회관에서 불렀던 가곡 ‘그리운 금강산’ 공연 실황을 보여줬다. 이 씨는 “스승이 불렀던 그리운 금강산이 애절한 감동을 불러일으켜 세종문화회관을 찾았던 많은 관객이 눈시울을 적셨다”고 소개했다.
이 씨는 공연 말미에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살고 있는 남 씨의 여동생 라리사 남 씨(64)와 연락한 사연을 전했다.
“페이스북에 올린 이번 공연 포스터를 보고 라리사의 딸이 감사의 글을 올렸더군요. 알마티에 있다는 스승 묘지의 정확한 위치를 알게 됐기 때문에 2017년 추모 10주기 음악회를 알마티에서 열려고 합니다.”
이 씨는 1904년 러일전쟁 때 인천 앞바다에서 침몰한 러시아 함정 바랴크호의 역사현장을 방문하는 러시아 고위인사를 위해 통역을 자주 해주고 있다. 또 러시아 대통령 방한 때 청와대 정상 만찬 무대에 두 차례나 나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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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