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디란 무엇인가/이정식 외 41인 지음/한국PD연합회 엮음/484쪽·2만2000원·김영사ON ◇확장하는 PD와의 대화/홍경수 지음/352쪽·1만5000원·사람in
본인의 이름을 내걸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스타 PD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영돈 채널A 전무, KBS 대표 예능 PD인 서수민 CP, MBC ‘무한도전’을 9년째 이끌고 있는 김태호 PD. 동아일보DB
프로그램이 뜨면 PD도 스타가 된다. 프로그램을 만든 PD가 누구냐가 프로그램의 흥행 요소로 여겨질 정도다. 대중문화에서 PD의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 PD를 제목으로 내세운 두 권의 책이 발간됐다.
‘확장하는 PD와의 대화’는 학술서라는 문패를 달았지만 일반 독자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책이다. KBS 교양 PD 출신의 언론학자인 저자는 주철환 이영돈 송창의 최승호 윤석호 박해선 이병훈 등 한국 방송계에서 일가를 이룬 7명의 PD를 인터뷰했다. 이들은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이 급성장한 1980년대 전후 지상파 방송사에 입사해 1990년대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으며 현재는 지상파를 떠나 다른 매체로 옮겨왔다. 이 때문에 이들과의 인터뷰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한국 방송의 제작과정 변화를 두루 살펴보는 길잡이가 된다.
대중문화의 최전선에서 대중의 기호를 재빨리 감지하고 이끌기도 한 ‘창의력의 달인들’의 비법을 훔쳐보는 재미도 있다. 이영돈 채널A 전무는 추리소설과 공포영화에서 ‘그것이 알고 싶다’ ‘먹거리 X파일’의 연출 아이디어를 얻고, ‘대장금’을 만든 이병훈 전 MBC PD는 역사 드라마 속 사실과 허구의 간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식을 지켜야 한다”고 설명한다.
결은 다르지만 두 책 모두 사회에서 PD가 하는 역할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는 점에서는 닮았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만든 송창의 현 tvN 부사장은 PD의 세 가지 덕목을 ‘창의성, 열정, 관계’라고 강조한다. 두 책을 읽다 보면 결국 돌고 돌아 어느 분야에서나 요구되는 덕목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