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
26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타이어 본사에서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서승화 부회장은 타이어를 깔고 앉아 포즈를 취해 달라는 요청에 “자식 같은 타이어를 깔고 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6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타이어 본사에서 만난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66)은 자신감이 넘쳤다.
○ 공격적인 투자
한국타이어는 또 헝가리 공장과 중국 충칭(重慶) 공장, 지난해 1단계 공장을 완공한 인도네시아 공장을 잇달아 증설하고 있다. 서 부회장은 “글로벌 타이어 시장 성장률보다 1∼2%포인트 더 성장하려면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5년쯤 후 헝가리 공장 증설이 4단계까지 완료되면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 중 한 곳에 새로 공장을 지을 생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7조600억 원, 영업이익 1조31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연간 생산능력도 올해 9500만 개까지 늘어난다. 내년에는 세계에서 5번째로 ‘1억 개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서 부회장은 지난해 두 건의 중요한 투자를 결정했다. 총 4000억∼5000억 원이 드는 대전 중앙연구소와 경북 상주 엔지니어링센터 건설이 그것이다. 서 부회장은 “타이어를 많이 만들어낼 뿐 아니라 제값을 못 받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결정한 것”이라며 “연구개발(R&D) 인력을 현재 600명에서 10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슈퍼카용 타이어도 개발
서 부회장이 R&D를 강조하는 이유는 브랜드 경쟁력을 글로벌 톱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한국타이어는 3년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지난해부터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고급 세단 ‘S클래스’에 출고차량 장착용(OE) 타이어를 납품하고 있다. 앞서 BMW 1, 3, 5시리즈와 아우디 A3 등에도 OE를 제공하고 있다. 서 부회장은 “한국타이어가 독일 자동차경주인 도이체 투어링바겐 마이스터(DTM)의 스폰서로 참여해 좋은 타이어를 제공하자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이 잇달아 개발을 의뢰하고 있다”며 “향후 벤츠 E클래스, C클래스도 우리 타이어를 장착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 부회장은 2009년 10월 23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성장 목표로 ‘5-1-1 전략’(매출액 세계 5위, 영업이익 10억 달러, 타이어 생산량 1억 개)을 제시한 바 있다.
4년 5개월여가 지난 현재 한국타이어는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 부회장은 “조만간 회사의 다음 목표를 제시하기 위한 새로운 기업 슬로건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김창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