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 시위대 호위한 채 길 터줘… 中정부는 말레이에 위성자료 요구 기상악화로 인도양 수색 중단
이들은 “진실을 원한다” “더는 속이지 말라” “여보, 빨리 돌아오세요. 저와 애는 어떡해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말레이시아 정부와 항공사에 성의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중국 공안은 시위대를 앞뒤로 호위하며 길을 터줬다.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탑승객 가족들은 전날 오후 항공사로부터 ‘생존자가 없음’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절규했다. 항공사 측이 잔해를 발견하기도 전에 가족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통보한 것도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중국이 요구한 자료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전날 발표에서 언급한 영국 항공사고조사기구(AAIB)와 영국의 인공위성 회사인 인마샛의 분석 내용이다.
호주와 중국 등 각국은 25일에도 추락 추정지점을 집중 수색했지만 궂은 날씨로 수색이 중단되면서 아무런 잔해도 찾지 못했다. 호주 국방부 관계자는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도 어렵지만 우리는 현재 건초 더미가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조사 내용을 아는 관계자를 인용해 “사고가 고의적인 자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조사팀은 갑작스러운 기체 결함이나 화재가 MH370의 이상 비행과 통신 두절로 이어졌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MH370은 또 항로를 변경한 뒤 7시간 이상 통상적인 경로를 따라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항공 지식을 잘 알고 있는 누군가가 수심이 깊은 인도양 남부까지 MH370을 의도적으로 몰고 갔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는 미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조종사들의 테러 연루나 자살 가능성을 조사했지만 어떤 단서도 잡지 못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말레이시아항공은 MH370 탑승자 가족들에게 우선적으로 각 5000달러(약 540만 원)를 보상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베이징=고기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