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무레 요코 지음·김난주 옮김/231쪽·1만2000원/블루엘리펀트
50대 싱글 여성 아키코는 일하던 출판사의 불합리한 인사이동으로 회사를 그만둔다. 유일한 가족이었던 엄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뒤 엄마의 식당을 리모델링해 빵과 수프가 메뉴의 전부인 조그만 가게를 차린다.
가게 앞 찻집 주인, 엄마 가게의 단골이었던 동네 아저씨들이 이런저런 참견을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과 비교되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할 뿐이다. 아키코는 엄마처럼 시중에서 파는 볶음 양파를 쓰거나 양파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간편하게 수분을 없애지 않고 직접 썰어 냄비에 오래 볶는 쪽을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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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코는 올케로 추정되는 여인에게 예상치 못한 위로를 얻은 뒤 하루하루 기분 내키는 대로 살아간다. 우는 날도 있고 울지 않는 날도 있다. 시마와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면서. ‘사소한 일에도 같이 웃어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 가운데도 소소한 행복이 숨어 있고, 그 비밀을 알아채는 일은 어렵지 않다고 속삭인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