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출신의 방송인 파비앙은 ‘와인’보다는 ‘소주’를, ‘스프’ 보다는 ‘찌개’를 더 좋아한다. 아래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싱글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파비앙의 모습. 사진제공|F2엔터테인먼트·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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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혼자 산다’ 화제의 프랑스인 파비앙이 사는 법
태권도 영화 계기로 한국문화에 푹
2009년 드라마 출연후엔 아예 정착
거침없는 우리말에 고난이도 농담까지
감기땐 고춧가루 소주…효과 짱!
일도 사랑도 뜨거운 한국, 사랑해요
우리말이 거침없이 술술 나온다. 주어, 서술어, 심지어 조사 구사력도 완벽하다. 흥분하면 비속어를 내뱉는다. 조금 과장하면 갈색 렌즈를 낀, 코가 높은 이국적인 외모의 한국인 같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는 프랑스 청년 파비앙(27)의 이야기다. 이보다 더 한국인 같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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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호주, 캐나다에서도 살아봤지만 저와 가장 맞는 나라가 한국이다. 한국이 좋다.”
그 구체적인 이유를 듣고 싶었지만, 좋아하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할까.
‘나 혼자 산다’ 속 파비앙의 모습은 그야말로 ‘진국’이다. 감기 걸렸을 때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면 낫는다는 속설. 파비앙은 실제 경험자다. 그는 “이렇게 하라고 다들 말하던데”라며 “다음날 일어나니 확실히 효과적이긴 하더라”며 웃는다.
눈과 코만 보면 프랑스인이지만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전혀 예상 밖이라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술 얘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절정에 달했다. 와인의 주요 생산지로 꼽히는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파비앙이 처음으로 와인을 마신 곳은 한국이다. 결론적으로 맛이 없단다. 알고 보니 소주 애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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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신 다음날은 무조건 해장국!”
서울 홍대 인근 한적한 골목의 집에서 살고 있는 파비앙은 프랑스부터 시작해 자취 경력만 8년차다. “살아야 되니까” 살림은 물론 요리도 곧잘 한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요리는 찌개라며 김치, 순두부, 부대찌개 등 종류를 나열한다.
“프랑스에는 스프 정도이지, 국물 음식이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찌개를 먹는 게 두려웠는데 한 번 먹어보니 너무 맛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음식점에 가면 무조건 찌개를 시킨다. 그리고 귀찮아서 안 하지 웬만한 음식은 다 만들 줄 안다. 손이 많이 가는 부침개까지. 내 입맛에 맞게 만들면 되니 간 맞추기는 문제없다.”
얘기하는 데 막힘이 없다. 오히려 파비앙의 말장난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고난이도 농담을 던진다. 그의 사랑이 궁금해졌다. “있었는데 망했다”고 투덜거리며 “한국 사람은 일, 노는 것, 사랑 모든 게 열정적이다. 저도 사랑할 때는 열정적으로 온 에너지를 다 쓴다”며 어깨를 으쓱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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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남잔데…. 엄마 보고 싶어 우는 건 다섯 살배기 아닌가? 하하!”
● 파비앙은 누구?
파비앙(Fabien·최윤). 1987년 10월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출생. 1남1녀 중 막내. 최윤은 한국에서 사귄 친구들이 지어준 이름. 태권도 4단 보유. 182cm·65kg의 훤칠한 ‘스펙’으로 프랑스에서 모델로 활동. 2008년 파리 12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하고 2009년 초까지 이화여대 어학원 재학.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