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기능 따라 선택 늘어… 작년 의류매출 성장률의 2.6배
10일 아웃도어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신발 제품들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한 백화점이 매장에 입점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지난해 매출을 조사한 결과, 신발 매출은 2012년보다 약 2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웃도어 의류 성장률(약 8%)의 2.6배에 이르는 수치다.
회사별 매출을 봐도 마찬가지다. K2의 지난해 신발 부문 성장률은 28%(2012년 대비)였다. 이전에는 신발류 제품의 매출 성장률이 약 12%대였다. 상대적으로 신발 분야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머렐은 올해 1, 2월 들어 신발 분야 매출이 30% 이상 성장(2013년 같은 기간 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발 분야가 새로운 ‘효자’ 부문으로 떠오르자, 업체들은 지난달부터 앞 다퉈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관련 제품이 잇따라 나오며 경쟁이 치열해지자, 일부 업체에서는 “올해 신발 매출에 담당 직원들의 목숨이 달려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자연히 마케팅 전쟁에도 불이 붙었다. 밀레는 워킹화 겸 트레킹화인 ‘아치스텝’ 시리즈를 최근 선보이면서 파격적인 고가(高價) 사은품을 내놓았다. 고어텍스 신발을 구매하는 고객 전원에게 자체 제작한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운동량과 칼로리 소모량 등을 알려주는 스마트 기기) ‘아치스테퍼’를 증정하기로 한 것. 밀레 관계자는 “워킹화가 20만 원대고, 시중에 나온 웨어러블 기기는 약 10만 원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파격적인 행사”라고 자평했다.
아예 의류 없이 신발만으로 구성된 제품 라인을 선보인 곳도 있다. 블랙야크는 15종류, 37개 스타일로 된 아웃도어 워킹화 시리즈인 ‘워크핏’을 지난달 20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신기술을 접목한 제품도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지난달 ‘에어볼 시스템’을 적용한 중등산화 ‘다이나믹 EX’를 선보였다. 에어볼은 공기가 들어 있는 공 형태의 충격흡수장치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