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미안해”
기초생활수급대상자인 60대 남성이 생활고와 신병을 비관해 90대 노모를 곁에 둔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9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강남구 수서동의 한 임대 아파트에서 어머니 A 씨(93)와 함께 살던 김모 씨(61)가 8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김 씨는 2001년부터 최근까지 기초생활수급자로 매달 80만 원 가량의 정부 지원을 받아왔다. 몇 해 전부터 일자리가 없이 생계 급여에 의존해 살아 온 김 씨는 대장암에 우울증, 고혈압, 위장병까지 앓으면서 괴로워했다고 한다. 김 씨는 이런 자신의 상황을 비관해 평소 복용하던 우울증 약 등을 한꺼번에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 씨의 시신은 가족에게 인계됐으나 유족은 가정 형편상 빈소를 차리지 않기로 했다. 강남구청은 대한적십자와 협의 해 김 씨의 장례를 위해 무료영구차를 제공하고 김 씨의 어머니에게는 요양시설 입소를 안내했다.
이번 사건을 접한 구 관계자는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취약 계층을 직접 찾아가 문제 해결을 돕고 지원하는 적극적인 복지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손녀 교복 찾으러 불길 뛰어든 할머니 구하려다 여고생 숨져▼
여고생 손녀의 교복을 챙기기 위해 불이 난 집으로 들어간 할머니를 구하려고 다시 불길 속으로 뛰어든 여고생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 씨는 “손녀가 새로 구입한 교복이 생각나 불이 난 집으로 들어갔다 돌아와 보니 손녀가 보이지 않았다. 이제 고교생이 됐다며 교복을 애지중지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예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