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 하루만에 “현장 채증했다” 시인, “사진은 공개못해”… 의혹 부풀려
혈서 지워진 모텔 국가정보원 협조자 김모 씨가 자살을 기도했던 모텔 방 내부. 창문 가림막이 있는 벽 쪽에 ‘국정원’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지만 6일 오전 취재진에 공개될 때는 깨끗하게 지워진 상태였다. 경찰은 6일 “(글씨를 찍은) 사진은 없다”고 했지만 7일 “있지만 공개할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경찰은 김 씨가 자살 암시 메시지를 검사에게 보냈을 때부터 감식을 마칠 때까지 시간대별 상황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검찰은 5일 낮 12시 51분 ‘자살 우려자’라며 김 씨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의뢰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신호가 포착된 영등포 일대에서 수색하던 중 모텔 측 신고로 자살을 기도한 김 씨를 병원으로 옮겼다. 이어 오후 7시 반에 검찰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이어 오후 9시 40분부터 10시 15분까지 약 35분간 경찰이 현장을 감식했다.
현장 보존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살인 등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 아닌 경우엔 감식·채증이 끝난 뒤에 현장 보존을 하지 않는다”며 “김 씨의 신분(국정원 협조자)을 알았다면 당연히 현장을 보존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날 사진을 안 찍었다고 얘기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하는 수사가 아니라 공개하기가 어려워 그렇게 됐다”고 털어놨다. 검찰이 수사를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와 관련된 내용을 밝히기 껄끄러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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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