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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기획|亞 챔프 지상과제 ‘만리장성 넘어라’
광저우, 리피 감독·엘케손·무리퀴 몸값만 수백억원
中 슈퍼리그 우승 후 작년 서울 꺾고 아시아 정상까지
K리그, 6년 연속 챔스리그 결승행 광저우 격파가 관건
‘만리장성을 넘어라.’
201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4팀(포항 스틸러스, 울산 현대, 전북 현대, FC서울)의 지상과제다. K리그는 흥행 부진과 가뭄에 콩 나듯 하는 중계 등 국내에서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아시아 각국 프로리그 우수팀들이 자웅을 겨루는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독보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09년부터 5년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포항(2009)과 성남 일화(2010·현 성남FC), 울산(2011)이 정상에 올랐고, 전북(2011)과 서울(2013)은 준우승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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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제3의 광저우가 속속 등장할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 더 무섭다. 서울과 같은 F조에 속한 베이징 궈안은 최근 스페인 출신 베테랑 지도자 만사노 감독을 영입했다. 베이징 궈안에는 작년까지 말리 축구영웅 카누테가 활약했고, 현재는 에콰도르 대표 공격수 게론, 나이지리아 대표 출신 공격수 우타카가 소속돼 있다. 포항과 한 조(E조)인 산둥 루넝에는 브라질 대표 출신 바그너 러브가 뛰고 있다. 올해 챔피언스리그에는 나오지 못했지만 광저우 부리 역시 스웨덴 출신 명장 에릭손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나이지리아 대표 출신 공격수 야쿠부를 데려오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초고속 성장에 자극 받은 중국 클럽들은 언제든 지갑을 열 태세다. 물론 일부 스타 감독이나 선수에 의존하는 이런 정책이 중국 클럽 전체의 질을 높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머니 파워를 앞세운 중국 클럽들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새롭게 바뀐 제도도 변수다. 4강전까지 동아시아(한중일, 호주)와 서아시아(중동) 클럽들이 분리돼 경기를 치른다. 동아시아 클럽은 결승에 진출해야만 서아시아 클럽과 만난다. 최근 몇 년 동안 동아시아 클럽들이 챔피언스리그에서 강세를 보이자 서아시아가 AFC에 영향력을 행사해 이렇게 규정을 바꿨다는 분석이다. 다시 말해 K리그는 중국을 넘지 못하면 6년 연속 결승 진출 팀을 배출하지 못한다.
오랜 기간 한중 축구를 관통한 말은 공한증(恐韓症)이었다. 하지만 이제 적어도 클럽 무대에서는 통하지 않는 단어다. 인정하기 싫지만 올 시즌은 K리그가 도전자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