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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인천 차이나타운에 식사만 하러 가시나요?”

입력 | 2014-02-27 03:00:00

문화예술거리로 변신한 개항장거리




25일 인천 차이나타운 인근의 갤러리카페 ‘낙타사막’에서 주성준 작가가 ‘갑오년 말 그림 초대전’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천 중구 개항장거리에 정착하는 예술인이 늘면서 공연과 전시회가 줄을 잇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100년 넘은 근대건축물이 몰려 있는 인천 중구청 주변의 개항장거리에서 크고 작은 예술공연과 전시회가 잇따르고 있다.

차이나타운 내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조각상인 ‘공자상’과 인접한 갤러리 카페 ‘낙타사막’에서 이색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인천항이 내려다보이는 다락방 같은 카페 2층 벽면에는 갑오년 청마의 해를 상징하는 말 그림 10여 점이 걸려 있다. ‘큐피드 화살에 맞은 암말’ ‘춤추는 말’ 등 강렬한 원색으로 그려진 작품이 주류를 이뤘다. 12지(支) 동물을 주제로 매년 독특한 화풍을 선보이고 있는 북주(北洲) 주성준 작가는 서울 인사동에서의 개인전을 마치자마자 이달 초 인천에서 순회전시회를 마련한 것. 주 작가는 20년간 동·서양 철학과 미학, 신학을 연구하면서 수년간 인도 히말라야 인근 지역에서 명상기행을 했던 특이한 경력을 소유하고 있다. 낙타사막은 화가 출신 부부가 2층짜리 옛 건물을 사들여 골조를 그대로 둔 채 갤러리카페로 단장한 곳이다.

이곳과 100m가량 떨어진 갤러리카페 ‘나비네’에서도 미술작가 전시회를 수시로 열고 있다. 이들 외에도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 및 음식점과 미술작가 작업실로 활용되는 예술공간이 선린동 차이나타운∼신포동 신포국제시장 사이에 속속 들어서 있다. ‘안단테’ ‘홍예문 커피집’ ‘민 주점’ ‘움쓰양 작업실’ ‘곽지영 아트리에’ 등이 대표적이다.

개항장거리 내 라이브클럽 3곳은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공연을 상설화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재즈클럽인 ‘버텀라인’은 30년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곳. 근대건축물의 정취를 살려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반에 은은한 재즈 음악을 들려준다. ‘최용민 퀼텟’ ‘커넷션 브릿지’ 등의 음악밴드가 번갈아 출연하고 있다.

인근 ‘흐르는 물’은 통기타 음악공연을 수시로 펼치는 곳으로 유명하다. 23일 오후 7시엔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통기타 가수 김두수 씨의 공연이 펼쳐졌다. 김 씨는 2009년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을 받았다.

영국의 세계적인 음악축제의 이름을 딴 ‘글라스톤베리’는 서울 홍익대 같은 분위기를 전해주는 록밴드 음악클럽이다. 이곳에서는 거의 매일 록 음악연주가 이어지고 있다.

예술촌인 ‘인천아트플랫폼’은 개항장거리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버텀라인은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송도국제도시 내 트라이볼공연장에서 ‘겨울 재즈공연’을 했다. 4월 중 유사한 형태의 재즈공연을 한 차례 더 갖기로 했다.

차이나타운 인근의 인천아트플랫폼 공연장에서도 젊은 예술인 공연이 수시로 열리고 있다. 4∼6월 사이 연극, 인형극, 무용, 음악,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40여 개 작품 중 심사를 거쳐 11개 공연작이 선정된 상태다. 각 공연팀은 무료 또는 유료로 실내 및 거리공연을 선보인다.

또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했던 작가 중 3명은 8∼11월 사이 연극, 융합전시공연, 퍼포먼스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플랫폼 아웃큐’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 공연의 참가팀들은 1000만 원씩의 지원금을 받고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이승미 인천아트플랫폼 관장은 “오래된 건물과 박물관이 몰려 있는 개항장거리가 서울 인사동 및 북촌과 같은 유서 깊은 관광명소로 뿌리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