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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겔 하원의원 “독설-신랄… 고약한 의회 더는 못견뎌”

입력 | 2014-02-26 03:00:00

美최장 ‘60년 의정’ 딩겔 하원의원 은퇴




딩겔 의원 부부

미국 하원에서 60년째 재직하고 있는 존 딩겔 의원(민주·미시간)이 24일(현지 시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87세의 딩겔 의원은 이날 디트로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오래 의원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다”며 “이제는 떠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나는 아직 건강하다. 더이상 내가 과거 사랑하던 의회가 아니다”라며 정쟁에 휩싸인 의회가 은퇴의 이유라고 밝혔다.

딩겔 의원은 “지금 의회는 고약하다(obnoxious). 의회에 소속된 것이 미움을 사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의사당에서나 길거리에서 듣는 독설과 신랄한 비판을 견디기가 매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딩겔 의원은 최장수 의원일 뿐 아니라 민주당의 실력파 의원으로 다수의 진보적 법안을 만들어냈다. 그는 1964년 민권법 통과 때 주도적으로 나섰으며 1990년대 멸종동물보호법, 공기정화법, 식수안전법 통과에도 큰 역할을 했다. 특히 2010년 건강보험개혁법안(오바마케어) 입안 과정에 기여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친분을 다졌다.

딩겔 의원은 재직 60년 동안 11명의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그가 의회에 처음 입성한 1955년에 오바마 대통령은 태어나지도 않았다. 딩겔 의원이 물러나면 그의 부인인 데비 딩겔 씨(60)가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