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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2018 평창]‘톱10’ 실패했지만 4년뒤 희망을 봤다

입력 | 2014-02-24 03:00:00

소치 올림픽이 남긴 것




‘안녕 러시아 소치, 4년 뒤 대한민국 평창에서 만나요.’

지구촌 눈과 얼음의 축제인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을 밝히던 성화가 꺼졌다. 24일 오전 1시 폐회식을 통해 17일간의 열전이 막을 내리면서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으로 바통이 넘어갔다. 이날 폐회식에서 아나톨리 파호모프 소치 시장으로부터 대회기를 인수받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독일)은 이석래 평창군수에게 다시 대회기를 전달했다. 대회기는 4년 뒤 평창 올림픽 때까지 평창군청에 보관된다.

이제 세계인의 시선이 평창으로 쏠리게 됐다. 평창 조직위는 ‘동행(A Journey Together)’을 주제로 다채로운 문화공연을 펼쳐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렸다. 폐회식에는 개회식 때처럼 올림픽 6회 연속 출전에 빛나는 이규혁(36·서울시청)이 기수를 맡아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한국은 소치 겨울올림픽에 차기 개최국답게 역대 최다인 71명의 선수가 출전해 금메달 4개 이상 획득으로 3회 연속 종합 순위 10위 이내를 노렸다. 한국은 금 3, 은 3, 동메달 2개로 종합 순위 13위를 기록했다.

한편 개최국 러시아는 금 13, 은 11, 동 9개로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종합 우승을 확정지었다.

○ 평창 메달 가능성 본 설상-썰매

빙상 종목과 달리 설상과 썰매 종목은 지금까지 올림픽 출전 자체에 의미를 뒀다. 하지만 소치 올림픽에서 한국 설상의 위상은 달라져 있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김호준(24·CJ제일제당)은 “말조차 걸지 않았던 외국 선수들이 이제는 조금씩 견제를 하는 것이 느껴진다. 4년 전 밴쿠버 올림픽에서 스노보드는 나 혼자 출전했지만 소치에서는 설상에서만 22명이 출전했다. 다들 2018년 평창 올림픽이 더 기대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의 최재우(20·한국체대)는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사상 처음으로 상위 12명이 겨루는 결선 2라운드까지 진출했다. 실수만 없었다면 메달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었다.

스켈리턴의 윤성빈(20·한국체대)은 선수 경력이 1년 반밖에 되지 않았지만 16위에 오르며 한국 썰매 역사상 최고 성적을 거둬 평창에서의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 장기적 관점에 유망주 발굴 시급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한국 겨울스포츠를 이끌었던 많은 선수들을 올림픽 무대에서 더이상 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아를 비롯해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규혁이 은퇴를 선언했고 일부 선수들도 대표선수에서 은퇴를 할 예정이다.

그만큼 유망주 발굴도 시급하다. 많은 종목에서 대표 선수들은 은퇴 이후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한 상황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 육성해야 한다. 하지만 쇼트트랙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목이 선수 저변이 좁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스키점프는 모두 30대인 대표팀이 은퇴를 하더라도 그 뒤를 이을 상비군 선수조차 부족하다.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도 현 대표선수를 이을 선수들이 없어 비상이 걸렸다. 대한스키협회의 한 관계자는 “4년이 남았다고 해도 선수 발굴과 육성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하늘에서 유망주가 떨어지기를 기대하는 종목들이 많다”고 말했다.

○ “대회 1년 전까지 모든 준비 마칠 것”

평창에서 열리는 만큼 개최국의 이점을 살릴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가장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경기장부터 완공이 시급하다. 썰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 경기장 등이 2016년 말 완공 예정이다. 그 전까지 한국 선수단은 안방이 아닌 해외로 전지훈련을 갈 수밖에 없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홈 이점이 빙질 등 환경에 먼저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인데 올림픽 1년 전까지 경기장을 이용할 수 없다. 해외 선수들과 똑같은 출발선에 선 상황이다”고 말했다.

기존의 스키장을 활용하는 설상 경기장은 아직 국제규격에 맞는 코스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김수철 감독은 “국내에는 국제규격의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 이마저도 두 달만 사용할 수 있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1년에 최소 6∼7개월 실전 훈련이 필요하지만 그런 여건이 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김진선 위원장은 “평창에서는 한국 선수단이 빙상 종목 외에 다양한 종목에서 성적을 올리도록 하겠다. 대회 1년 전까지 모든 준비를 마치고 끊임없이 테스트를 하며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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