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국학진흥원 10년째 목판수집
경주 이씨 문중 관계자가 문중에서 보관하던 목판을 한국국학진흥원에 위탁하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경북 안동 한국국학진흥원 임노직 목판연구소장은 18일 “소중한 목판이 세계기록유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학진흥원이 원내 장판각에 보관 중인 목판은 718종 6만4000여 장. 대부분 조선시대 유교 관련 책 인쇄를 위해 만든 목판이어서 ‘유교 책판(冊板)’으로 불린다.
유교 책판은 최근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회의에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후보로 결정됐다.
도산서원 부근에 있는 국학진흥원은 경북도 출연으로 2001년 설립됐다. 개원과 함께 목판을 비롯한 기록 자료를 수집했다. 특히 목판은 유교문화를 대표하는 유산이어서 ‘목판 10만 장 수집’을 목표로 세웠다. 전국의 문중에서 목판을 안전하게 맡아달라는 요청이 이어져 2005년에는 목판 전용보관소인 장판각을 건립했다. 2009년에는 목판연구소도 만들었다.
장판각에는 진성 이씨, 진주 강씨, 경주 손씨, 안동 권씨, 한산 이씨, 인동 장씨, 의성 김씨, 밀양 박씨, 파평 윤씨, 경주 최씨 등 305개 문중에서 보관하던 목판을 옮겨 놓았다. 이 가운데 90%가 영남권 문중에서 맡긴 목판이다. 영남지역에 유교문화가 그만큼 발달했음을 보여준다. 안동 하회마을 충효당(서애 류성룡의 종가)에 있던 징비록(국보 132호) 등 목판 2000여 장도 장판각으로 옮겨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다.
이곳으로 옮기기 전 문중 등이 소유한 목판은 창고나 다락방 같은 데 쌓아둔 경우가 많아 보관 상태가 좋지 않았다. 장판각은 습기나 좀을 막기 위해 책장 등 내부 시설은 오동나무를 사용했다. 온도와 습도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조정한다. 고성능 화재감지기 10대도 설치했다. 불이 나면 물 대신 가스를 뿜어 산소를 없애는 방식으로 신속하게 끌 수 있다. 도난방지 시스템도 완벽하다.
위탁하는 목판이나 문집 등의 소유권은 기탁자에게 있으며 국학진흥원은 무기한 무료로 보관해준다. 전문가들이 위탁 자료의 성격을 조사하고 기록한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