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풀릴듯 말듯]北국방위 ‘이산상봉 재고’ 위협
통일-외교-국방부 합동 업무보고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가보훈처의 합동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대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박 대통령 뒤편 왼쪽부터 윤병세 외교부 장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김관진 국방부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 북한 몽니 진짜 이유는 ‘최고 존엄’ 모독?
6일 북한 국방위원회가 밝힌 이산가족 상봉 재고 고려의 첫 번째 이유는 ‘최고 존엄’ 모독이었다. 한국 언론이 ‘김정은이 구두를 신고 육아원 방에 들어가 앉은 모습’을 꼬집은 것을 두고 “그 어떤 경우에도 용서받을 수 없는 천인공노할 만고대역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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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졸브 훈련 중단도 다시 주장했다. 국방위는 “(판문점에서 실무접촉이 진행되던 5일) 그 시각에 미국의 B-52 핵전략폭격기 편대가 서해 직도 상공에서 우리(북한)를 겨냥한 핵 타격 연습을 했다”고 비난했다.
정부는 “상봉행사 합의 불과 하루 만에 상봉행사와 전혀 무관한 사안을 들고 나와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위협하는 것은 이산가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온당치 못한 행동”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정부는 “북한의 태도는 군사훈련을 핑계로 이산가족 상봉을 무산시키려는 것”이라며 “북한이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은 정부가 언론을 통제해야 한다는 억지”라고 반박했다.
○ 종잡을 수 없는 북한, 상봉 준비에도 성의
이산가족 상봉은 24일 시작되는 키리졸브 훈련과 이틀(24, 25일)이 겹친다. 국방부는 “계획된 일정과 규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며 북한의 훈련 중지 요구를 일축했다. 북한이 문제 삼은 B-52 전략폭격기의 훈련에 대해선 “매년 여러 차례 한반도 상공으로 출격해 훈련을 해왔다”며 “트집을 위한 트집”이란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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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20일 상봉 때까지 순조롭게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계속 남남갈등을 유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위협 성명을 발표한 이후인 6일 오후 4시경 이산가족 상봉행사 참가자 100명 중 불참자 5명을 통보하고 남측 불참자 명단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그 후 북측은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열어놓고 기다리는 ‘성의’를 보였고, 남측은 오후 10시 10분경 “남측 참가자는 85명”이라고 통보했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행사 성사에 나름의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 “남북관계 비정상 관행 바로잡겠다”
박근혜 대통령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가보훈처의 합동 업무보고 자리에서 “통일 시대를 열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며 “올해는 정책의 내실을 다져 남북관계 곳곳에 남아 있는 비정상적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농축산과 산림녹화 등 우리의 기술과 지식을 북한 주민들과 공유하는 것을 시작으로 북한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와 환경 등 남북 간 공동체의식을 키울 수 있는 사업들도 발굴해 적극 추진하기 바란다”며 “북한 주민들이 당면한 인권 문제 개선에도 보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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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완준 zeitung@donga.com·이재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