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락·사회부
이런 ‘악성 부채’를 떠안고 있는 도시공사의 새 사장에 최광해 전 울산시 도시국장이 8일 취임한다. 정년을 1년 정도 남겨두고 명예퇴직을 하는 관례에 따르면 최 씨는 올 6월 말까지 국장으로 근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12월 명퇴를 한 뒤 도시공사 사장으로 가는 것이다. 사장으로 가는 조건으로 조기 퇴임을 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관상 최 사장의 임기는 2017년 2월 7일까지.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새 시장이 7월 취임하면 최 사장의 잔여 임기를 보장할지는 미지수다.
도시공사뿐 아니다. 임기를 5개월여 남겨둔 박맹우 시장이 다른 공기업 대표도 잇따라 교체하고 있다. 울산시 산하 6개 공기업 가운데 시설관리공단과 경제진흥원을 제외한 4곳의 대표가 박 시장 퇴임 이전에 임기가 끝난다.
공기업 대표 자리를 무기한 비워둘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대표의 공석 기간이 짧다면 다음 시장이 시정 방침과 철학에 맞게 조각(組閣)을 하도록 대행체제로 관리하는 것도 차선이 될 수 있다. 공기업 대표의 임용 절차를 밟는 데는 한 달 이상 걸린다. 박 시장이 임기가 끝나는 공기업 대표를 재임용한 뒤 “함께 일하다 나와 함께 물러나자”고 하는 것도 방법이다. 3연임을 하면서 많은 것을 이룬 박 시장은 ‘새로운 것을 채우기’보다 ‘가지고 있는 것을 날마다 버려야 하는(爲道日損·위도일손)’ 시기에 들어섰다.
정재락·사회부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