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이공계 안된다는 편견 깼다”… 日 환호
‘제3의 만능 세포’인 STAP 세포를 개발한 오보카타 하루코 연구주임. 하루 종일 연구만 생각한다는 그는 실험실에서 늘 할머니가 준 소매 달린 앞치마를 입는다고 했다. 아사히신문 제공
주인공은 일본 고베(神戶) 소재 이화학연구소 발생·재생과학 종합연구센터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 연구주임. 오보카타 주임이 미국 하버드대가 참여한 국제 연구팀을 이끌며 개발한 만능세포 ‘STAP(Stimulus-Triggered Acquisition of Pluripotency) 세포’ 논문은 지난달 30일 네이처에 실렸다. 만능세포는 신경 근육 장(腸) 등 어떤 조직으로도 변할 수 있다.
STAP 세포는 동물 몸에서 떼어 낸 기존 세포를 약산성 용액에 잠깐 담그는 자극만으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이 세포는 암 발생 우려도, 윤리 문제도 없어 혁신적 연구 성과로 주목받는다.
그의 성공 스토리가 알려지자 일본 여성 과학계는 “여자라서 이공계는 안 된다는 편견을 없앴다”며 환호했다. 이런 분위기는 1일 치러진 사립 중학교 입시 현장에도 반영됐다. 이공계 교육에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난 도쿄(東京) 기치조여중 지원자 학부모는 언론 인터뷰에서 들뜬 목소리로 “실험을 좋아하는 딸이 오보카타 씨 같은 연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이공계 사립 중학교 진학률은 많게는 전년 대비 20%가량 늘었다.
아사히신문은 이공계 대학과 연구기관에 진출하는 여성이 늘어 지난해에는 12만7800명으로 20년 전의 2.2배였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여성 비율은 여전히 낮다. 지난해 대학 교원 중 여성 비율이 인문과학은 20% 이상이지만 이학은 7.9%, 공학은 4.4%, 농학은 7.7%였다.
오보카타 주임은 지바(千葉) 현 출신으로 성적보다는 면접과 논술 등을 중시하는 입학사정관(AO) 전형으로 와세다대 이공학부에 입학한 1기생이다. 대학 때 해양 미생물을 연구했으나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대학원 때부터 재생의학에 몰두했다.
이번 발견도 화학과 출신으로 생물학계의 ‘이런저런 것은 안 된다’는 선입견 없이 자료를 믿고 독자적으로 연구해 온 결과라고 과학계는 평가했다. 실험실에서는 늘 할머니가 준 소매 달린 앞치마를 입고 연구했다. 그는 “매일 12시간 이상을 연구실에서 보냈다”며 “목욕할 때도 데이트할 때도 종일 연구만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