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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세계경제]“3각 파도 몰려온다”… 글로벌 금융시장 ‘퍼펙트 스톰’ 경보

입력 | 2014-01-27 03:00:00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회수정책(테이퍼링)과 중국 경기 둔화 여파로 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신흥국 연쇄부도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미국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18.24포인트(1.96%) 급락하며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증시도 2~3%씩 추락했다. ‘공포지수’라 불리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24일 하루 만에 32% 급등하기도 했다. 정부는 26일 긴급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이번 금융 불안이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되면 국내 금융시장도 동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연준, 신흥국 위기 부채질할까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8, 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테이퍼링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여 아르헨티나 외환위기가 다른 신흥국으로 번지는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3대 악재가 한꺼번에 세계 경제를 덮치는 모양새다.

24일 미 뉴욕증시가 급락하는 등 주요국 증시가 요동친 직접적 원인은 아르헨티나 외환위기 가능성 때문이었다. 지난해 12월 연준이 시중에 풀던 돈을 100억 달러 줄이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자 아르헨티나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페소화 통화가치 하락을 막다 두 손을 들면서 ‘테이퍼노믹스’ 영향이 현실화됐다.

24일 아르헨티나 정부가 미국 달러화 매입 규제를 푸는 정책을 발표했지만 효과를 보기에는 시간이 걸릴 듯하다. 주요 도시가 무정부 상태에 빠지면서 2001년 이후 13년 만에 국가 부도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터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통화가치도 이날 각각 사상 최저인 달러당 2.31리라와 달러당 11랜드까지 내려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당국자들을 인용해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마지막 FOMC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다시 100억 달러 더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5일 다보스포럼에서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 결정은 신흥국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추가로 줄이면 신흥국에서의 외환 유출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주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진 일은 ‘작은 퍼펙트 스톰(Mini Perfect Storm)’에 불과하다”며 더 큰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G2의 움직임이 관건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중국 등 G2의 움직임이 세계 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24일 전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과 더불어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이 신흥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자원 부국들은 넘치는 달러와 함께 중국 경제의 성장으로 원자재 수출도 크게 늘면서 호황을 누려왔다. 하지만 올 들어 두 가지 흐름이 동시에 꺾이면서 큰 위기에 부딪혔다. HSBC가 발표한 1월 중국 제조업구매지수(PMI) 잠정치는 49.6으로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확장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50 아래로 떨어지면 경기가 부진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또 위안화 가치는 계속 상승해 중국 성장의 엔진이었던 수출 전선에도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여기에 신흥국들의 정정 불안까지 가세하면서 세계 경제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視界) 제로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태국 터키 등은 특유의 정치 불안으로 달러박스 역할을 해왔던 관광 수입이 크게 줄어들면서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루비니 교수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일본의 충돌 등 대형 경제권이 정치적, 외교적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경제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도 주목해야 한다”고 한발 더 나아갔다.

신흥국이 충분히 이번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론도 없지 않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인사이트인베스트먼트의 폴 램버트는 “시장이 질서를 갖고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 터키 리라화와 남아공의 랜드화는 해외투자자들의 투매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경상적자가 심화된 탓이며 경제정책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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