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인재들데이비드 핼버스탬 지음/송정은 황지헌 옮김/1104쪽·4만8000원·글항아리
저자인 데이비드 핼버스탬(1934∼2007)은 1964년 뉴욕타임스 베트남 특파원으로서 베트남전의 추악한 이면을 보도해 30세의 나이에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는 1967년 하퍼스 매거진으로 옮겨가 잡지기자로 베트남전 관련 심층취재를 계속하다가 케네디 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맥조지 번디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맥조지 번디의 매우 값비싼 교육’이라는 2만 자 분량의 기사를 썼다.
이 기사는 매우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사회에서 신화적 존재가 된 케네디 행정부의 오판이 미군의 베트남전 참전을 낳았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케네디 행정부의 핵심 인사였던 번디는 예일대에서 가장 똑똑한 학생으로 꼽혔고, 하버드대 최연소 학장의 기록을 지닌 미국 동부 주류사회의 스타였기에 하퍼스 매거진의 소유주인 존 콜스 주니어까지 나서 핼버스탬을 비난했다. 하버드대 출신인 핼버스탬은 이런 압력에 맞서 500회의 인터뷰를 포함해 2년 반에 걸친 취재와 1년 반에 걸친 집필로 이 책을 내놨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