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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지주사 전환 무산, 녹십자 “반대”… M&A 나설듯

입력 | 2014-01-25 03:00:00


일동제약의 지주사 분할이 2대 주주인 녹십자의 반대로 무산됐다.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바우뫼로 일동제약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일동제약은 지주사 분할 계획을 안건에 올려 표결에 부쳤지만 부결됐다. 찬성 54.6%, 반대 45.4%로 찬성표가 출석한 주주의 주식 수의 3분의 2에 미달됐다.

이날 주총에는 총 93.3%의 주식을 가진 주주들이 출석한 가운데 일동제약 주식 29.36%를 소유한 2대 주주 녹십자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지분 9.99%를 소유한 기관투자가 피델리티도 반대표를 던졌다.

업계에선 일동제약이 지주회사 구조로 전환하면서 윤원영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높이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동제약이 지주사로 전환하면 일동홀딩스에 일동제약의 자사주 3.32%가 귀속되면서 윤 회장 측의 지분이 34.16%에서 37.48%로 높아지게 된다.

녹십자는 “주주가치를 높이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지주회사 분할에 반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주총 이후 현 경영진과 녹십자와의 경영권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녹십자와 일동제약이 각각의 우호지분을 포섭하며 영향력 다툼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녹십자가 일반 의약품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일동제약을 인수합병(M&A)하려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녹십자는 주총을 앞둔 17일 일동제약 주식을 사들여 종전 15.35%에서 29.36%로 지분을 늘렸다. 연 매출 8800억 원 규모의 녹십자가 3700억 원 상당 규모의 일동제약과 합치면 국내 최초로 연 매출 1조 원이 넘는 제약회사가 될 수 있다. 현재 업계 1위는 연 매출 9000억 원대인 유한양행이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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