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애완용품점 백화점까지 진출
애완동물 시장이 사료나 개집 등 기본 의식주에서 패션, 액세서리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高價) 애견용 의류가 시판되면서 ‘개나다구스’(개+캐나다구스) 같은 신조어는 물론이고 ‘멍클레르’(멍멍+몽클레르)란 브랜드까지 나왔다.
루이독은 지난해 5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입점했다. 백화점 안에 생긴 최초의 애완동물 브랜드 단독 매장이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애완동물 겨울옷은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한 구스다운 패딩 점퍼(22만8000원), 몽골산 캐시미어로 만든 스웨터(13만 원) 등 웬만한 성인용 의류 가격과 맞먹는 것들이다. 김준호 루이독 부티크 프로젝트팀장은 “해외 유명 제품을 들여오기 위해 해외 전담팀을 만들었고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영입해 자체 제품도 내놨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애완동물 시장은 2010년 1조 원대를 넘어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조 원대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유통과 패션업계에서는 사료나 사육용품에서 한발 더 나아간 패션, 액세서리 사업 붐이 일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압구정점에 직영 ‘펫숍’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LG패션은 지난해 9월 패션 브랜드 ‘해지스’ 내에 강아지 의류 브랜드인 ‘해지도기’를 만들어 패딩 점퍼(9만8000원)를 내놓았다.
애완동물 시장에 명품화 바람이 부는 것은 출산율 저하나 1인 가구 증가 등과 관계가 있다는 해석이 있다. 여준상 동국대 교수(경영학)는 “아이를 낳지 않는 젊은층이나 자녀를 출가시킨 경제력 있는 ‘골드 실버’ 등이 고가 애완동물 용품의 주요 소비자”라고 말했다.
물론 높은 가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품질에 비해 가격만 비싼 제품도 적지 않다”며 “지나친 가격 인플레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민석 인턴기자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