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떠나기 직전 강경 대북메시지
또 박 대통령은 “우리가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응하지 않으면서 선전 공세만 하는 것은 극히 위험한 일”이라며 “북한이 진정 남북대화와 평화를 원한다면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행동 등 진정성 있는 태도부터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북한은 “중대제안을 먼저 실행하겠다”는 평화공세와 함께 한국 정부를 비난, 비방해 남남갈등을 유도하는 이중적 선전공세를 본격화했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 인민과 해외동포들은 제안을 찬양하는데 유독 남조선 당국자들만이 우리의 제안에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스위스 방문을 앞두고 북한에 강경 메시지를 던진 것도 의미심장하다. 스위스는 1995년부터 서방국가로는 처음으로 스위스개발협력청(SDC)을 통해 대북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DC는 1997년 평양에 사무소를 개설하기도 했다. 지난해 스위스의 대북 지원 규모는 725만 스위스프랑(약 85억 원)에 이른다. 스위스는 올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의장국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북한 지원에 적극적인 스위스에서 북한의 술수를 알리고 진정성 있는 변화를 촉구함으로써 국제 사회의 여론을 주도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구상도 대북 강경 메시지에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19일 스위스 방문 이후 첫 일정으로 스위스-한국협회 장자크 요스 회장 등 친한 인사 6명을 접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스위스-한국협회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중립국감독위원회 파견 근무자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단체다.
베른=이재명 egija@donga.com / 윤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