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성 오영호 vs 전문성 ‘내부 4’
포스코는 15일 차기 회장 후보 선임을 위한 임시이사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포스코 이사회는 이영선 포스코 이사회 의장(전 한림대 총장) 등 사외이사 6명으로 ‘최고경영자(CEO) 후보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들에 대한 최종 검증작업에 돌입했다.
○ 유일한 외부인사는 오영호 사장
오 사장이 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포스코 차기 회장으로 낙점된다면 1994∼1998년 김만제 전 회장(재무부 장관 출신) 이후 16년 만에 포스코 사령탑에 오르는 외부 인사가 된다.
행정고시(23회) 출신인 오 사장은 무역통상 전문가로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산업자원부 1차관을 지냈다. 2009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을 거쳐 2011년 12월부터 KOTRA 사장을 맡고 있다.
오 사장에 대해서는 ‘위기에 빠진 포스코를 개혁할 인물’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한솥밥을 먹은 내부 인사보다는 포스코를 공격적으로 개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철강 산업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 포스코 내부의 부정적 평가도 나온다.
권 사장은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금속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포스코 기술연구소장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을 거친 전형적인 엔지니어다. 포스코 입사는 1986년으로 다소 늦다. 현재는 포스코 기술총괄장으로 신규 사업 개발 및 생산기술 혁신 업무 등을 책임지고 있다.
권 사장의 서울대 금속공학과 3년 후배인 김 사장은 1975년 포스코에 입사해 포스코 제품기술담당 전무, 포항제철소장, 탄소강사업부문장 등을 거친 정통 ‘포스코맨’이다. 그는 2011년부터 음극재 전문 계열사인 포스코켐텍 사장을 맡아 왔다.
고려대 통계학과 출신인 박한용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은 5명 중 유일한 비(非)공대 출신이다. 포스코 내부에서도 생산이나 기술개발보다는 수출, 홍보, 감사, 인사 등의 업무를 두루 맡았다. 정보기술(IT) 계열사인 포스코ICT 사장과 포스코 경영지원부문 총괄 부사장을 거친 뒤 2012년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에 올랐다.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포스코에서 설비기술부장과 광양제철소 부소장 등을 지낸 뒤 2007년 포스코건설로 옮겨가 플랜트사업본부장(부사장)을 거쳐 2009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은 2012년이다.
포스코 사내이사로서 유력한 후보로 꼽히던 김준식, 박기홍 포스코 사장은 최종 후보군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 안팎에서는 “오 사장을 낙점하기 위해 유력 후보들을 제외시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박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