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드래곤즈가 올 시즌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면서 프로연맹 규정의 틈새를 교묘히 이용해 꼼수를 부렸다는 의혹이 제기 되고 있다. 사진은 의혹의 중심에 있는 스테보. 스포츠동아 DB
■ 전남, 외국인선수 편법 영입 의혹
크로아 프로팀서 임대료 없이 2년 장기 임대 발표
완전 이적일 땐 원 소속 구단 수원에 이적료 줘야
전문가들 “연맹 규정 교묘하게 피한듯” 의혹 제기
전남 드래곤즈가 마케도니아 출신 외국인 공격수 스테보(32)를 데려오는 과정에서 편법을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남은 6일 스테보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전남 관계자는 14일 “2년 임대고 임대료는 없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전남이 수원에 이적료를 주지 않기 위해 ‘무늬만 임대’ 방식을 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스테보와 쇼난 벨마레의 계약기간은 1월15일까지다. 전남 관계자는 “스테보가 쇼난 벨마레와 계약을 해지하고 크로아티아 프로축구 인테르 자프레시치와 계약했다. 우리는 인테르 자프레시치와 스테보 임대에 대해 합의한 것이다.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전남은 프로연맹에 ‘임대의 경우에도 원 소속 구단(수원)에 이적료를 줘야하느냐’고 문의했고, 프로연맹은 ‘완전이적이 아닌 임대라면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프로연맹으로부터 명확하게 유권해석까지 받았으니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남 입장이다.
그러나 전남의 주장에는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임대기간이 2년이나 된다는 점이 의문이고, 인테르 자프레시치가 장기간 무상 임대한다는 것도 상식 밖이다. 전문가들은 “임대는 6개월이나 1년이 일반적이다. 전 세계 어디를 봐도 2년 임대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 크로아티아 구단이 자선사업가냐. 2년 동안 돈 한 푼 안 받고 빌려준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더구나 인테르 자프레시치는 1부 리그도 아닌 2부 리그 소속 클럽이다.
전남과 스테보가 수원에 이적료를 지불하지 않기 위해 인테르 자프레시치에 형식적으로 이적한 뒤 다시 임대 오는 절차를 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다. 사실이라면 전남은 규정은 어기지 않는 범위에서 꼼수를 쓴 것이다. 프로축구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교묘하게 규정을 악용하면 질서가 흐트러진다. 전남이 똑같은 일을 당하지 말란 보장이 없을 것 같으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