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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쟁한 도전자들…그래도 김연아는 넘을 수 없는 벽

입력 | 2014-01-13 20:21:00


'피겨 여왕' 김연아. 동아일보DB

'피겨 여왕' 김연아(24)는 5일 끝난 종합선수권에서 227.86점을 받아 우승했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228.56점)에 육박하는 점수였다. 고득점으로 자신감을 얻은 김연아는 산뜻한 기분으로 다음 달 열리는 소치 겨울올림픽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최근 다른 나라에서도 소치 올림픽에 출전할 대표 선수를 뽑기 위한 대회가 속속 열렸다. 이에 따라 소치 올림픽에서 김연아와 대결할 경쟁자들의 면면도 드러났다. 그들 중 몇몇은 210점이 넘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김연아의 적수가 되기에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 '점수 인플레' 속 고득점 속출


12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여자 싱글 우승은 그레이시 골드(18)가 차지했다.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139.57점을 받은 골드는 쇼트프로그램 점수(72.12점)를 합쳐 211.69점을 받았다. 2006년 새로운 채점제가 도입된 뒤 이 대회 여자 싱글에서 나온 최고 점수다. 하루 전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캐나다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여자 싱글에서는 케이틀린 오스먼드(19)가 207.24점으로 우승했다.

지난해 말에는 210점 이상을 받은 선수가 3명이나 나왔다. 일본의 베테랑 스즈키 아키코(29)는 전일본선수권에서 215.18점을 받아 아사다 마오(199.50)를 제치고 우승했다. 러시아 선수권에서는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와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가 각각 212.77점과 210.81점을 받았다.

국가별 대회의 점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자국 심판들이 선수들의 자신감을 북돋워주기 위해 점수를 후하게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피겨 전문가는 "각기 다른 장소에서 열린 대회 성적으로 선수들을 비교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어떻게 보면 각 나라 심판들의 기 싸움이나 신경전으로도 볼 수 있다. 다른 나라 상대 선수에게 부담을 주려는 의도로 자국 선수에게 높은 점수를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 김연아는 '넘을 수 없는 벽'


국내외 전문가들은 "김연아는 수준이 다른 스케이팅을 한다"고 평가한다. AP통신도 최근 "소치 올림픽에서 김연아를 위협할 만한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최근 열린 국가별 대회에서 골드와 아키코 등은 생애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 골드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큰 실수 없이 연거푸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성공시켰다. 아키코 역시 프리스케이팅에서 무결점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점프의 질과 표현력, 프로그램 완성도에서는 김연아가 월등히 앞선다. 한 ISU 국제심판은 "같은 점프를 성공시켰다고 해도 거리와 높이, 음악과의 조화 등에 따라 가산점이 달라진다. 다른 선수들의 점프가 '성공했구나'하는 느낌을 받는 정도라면 김연아의 점프는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연아의 몇몇 점프는 국제심판들이 받는 교육 때 만점을 줄 수 있는 예로 소개된다고 한다.

또 다른 심판도 "김연아는 스케이팅 기술, 동작의 연결, 연기, 안무, 해석 등 5가지 요소로 구성되는 예술점수(PCS)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한 마디로 다른 선수들과는 수준이 다르다. 전체적으로 경쟁자들의 수준이 높아진 것은 맞지만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올림픽 2연패는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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