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1일 스타벅스는 미국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현지 모든 지점에서 현역 군인과 제대 군인, 그리고 군인의 배우자들에게 커피를 공짜로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이는 한 고객의 제안에서 시작한 아이디어였다.
이 회사는 미국 웹사이트에 ‘나의 스타벅스 아이디어’라는 코너를 만들어놓고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지금까지 서비스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가 약 4만 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약 12만 건이나 접수됐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낸 아이디어에 찬성 혹은 반대 표시도 할 수 있다. 생강 맛 라테, 과자 부스러기가 들어간 프라푸치노(얼음을 갈아 넣은 커피 음료) 등의 일부 인기 메뉴도 이렇게 소비자가 제안한 상품이다.
스타벅스 같은 선진 기업들이 신제품 개발과 서비스 개선에 고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이유는 제품의 품질이나 입소문만으로는 실적을 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입소문, 즉 구전효과도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되지만 이를 기업이 통제하고 관리하기가 어렵다. 반면에 고객 참여는 홍보 이벤트나 온라인 서비스 등을 통해 유도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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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결과 기업 활동에 직접 참여한 고객들은 그렇지 않은 고객들보다 상품 구매량이 훨씬 더 많았다. 고객참여 행위의 매출 기여도는 입소문의 기여도보다 무려 11배나 컸다.
국내 기업들도 고객이 기업의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프로그램 개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물질적 보상은 물론이고 정서적 유대를 맺을 수 있는 다양한 유인책도 개발해야 한다.
허원무 부경대 경영학과 교수 wmhur@pk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