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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샘 기자의 고양이끼고 드라마]살아 있었네 해피 뉴 셜록!

입력 | 2014-01-08 03:00:00

英 BBC ‘셜록’ 시즌3 시작




존 왓슨(마틴 프리먼·왼쪽)과 셜록(베네딕트 컴버배치). 왓슨은 이번 시즌에서 메리와 결혼식을 올린다. BBC 공식 트위터

모두가 ‘해피 뉴 이어!’를 외칠 때 ‘해피 뉴 셜록!’을 외친 이들이 있다. BBC 드라마 ‘셜록’의 팬들이다. 현지 시간으로 1월 1일, 시즌3의 첫 번째 에피소드 ‘빈 영구차’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 시즌 이후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셜록(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죽음’에 얽힌 비밀이었다. 시즌2 마지막회가 악역 짐 모리아티(앤드루 스콧)의 계략으로 셜록이 고층 빌딩에서 뛰어내리는 것으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팬들은 그동안 △셜록이 존 왓슨(마틴 프리먼)과의 마지막 전화 통화에서 ‘이건 마술일 뿐이야’라고 말했고 △왓슨이 자전거와 부딪혀 넘어지느라 셜록이 땅에 추락하는 순간은 보지 못한 점을 근거로 수십 개의 가설을 제시하며 셜록이 어떤 속임수로 살아남았는지를 추리해 왔다.

시즌3의 1회를 본 팬들이라면 ‘이게 뭐야’ 하고 허탈해했을 법하다. 팬들이 세운 몇 가지 가설이 극 중에 이용되고, 셜록 스스로 속임수를 설명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이게 정답’이라고 명쾌하게 말해 주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팬들은 ‘팬들이 얘기했던 기존 가설과 셜록의 가설이 너무 비슷하다’ ‘셜록이 이렇게 쉽게 사실대로 말해줄 리가 없다’며 다른 뭔가가 있을 거라고 짐작한다.

셜록이 살아남은 비결에 대해 뾰족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은 제작진은 한술 더 떠 셜록의 행적을 추적하는 ‘빈 영구차 모임’을 극 중에 등장시켰다. 셜록과 모리아티가 실은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상상을 펼치는 여성 팬이나, 셜록에게 집착하다 직장까지 잃고 반미치광이가 된 전직 경찰관 등이 멤버다. 셜록에 열광하는 팬들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풍자한 것이다. 2년 동안 기다려준 팬들을 위한, 오만한 천재인 셜록다운 배려라고나 할까.

하지만 너무 억울해할 필요는 없다. 두 번째 에피소드 ‘세 사람’은 따뜻하고 감동적인 내용으로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셜록은 왓슨의 결혼(!)을 앞두고 말 그대로 ‘멘붕’에 빠지지만 결국 모두의 눈시울을 적시는 감동적인 결혼식 축하 연설을 한다.

시즌3 마지막 에피소드의 제목은 ‘마지막 서약’이다. 원작소설에서도 시간상 가장 마지막 편에 해당하는 ‘마지막 인사’에서 따온 제목인데 ‘마지막’이라는 표현 때문에 이번 시즌으로 셜록이 종영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모리아티가 살아 돌아올지도 관심거리다. 마지막까지 팬들과의 ‘밀당’을 멈추지 않는 ‘셜록’ 시즌3. 영국 현지 시간으로 12일 밤이면 셜록이 마지막으로 어떤 서약을 할지 확인할 수 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